이성택 대한노인회 태백시지회장 “노인은 일할 자리가 필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
이성택 대한노인회 태백시지회장 “노인은 일할 자리가 필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8.17 14:28
  • 호수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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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41년간 교육계 종사… 노인대학장 4년 역임, 올 4월 연임 성공

10억원 들여 노인회관 증축… 노인들 승강기 생겨 편하다고 만족 

“15인승 승강기 덕분에 노인들 회관 이용이 아주 편해졌다.”

8월 14일, 강원도 태백시 광장로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태백시지회 노인회관에서 만난 이성택(82) 지회장의 말이다. 노인회관에 큼지막한 승강기가 설치돼 지회를 방문하는 노인들이 한결 편해졌다며 다들 만족해 한다는 것이다. 태백시지회는 지난 7월 5일 노인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노인회관 증축 및 승강기 설치에 따른 준공식을 가졌다. 유태호 태백시장, 김길동 태백시의회 의장, 김택수 태백경찰서장 등 내외빈과 회원 등 15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지난 4월 재선된 이성택 지회장에게서 새 건물 입주 소감과 지회 운영 계획 등을 들었다.

-노인회관 증축을 축하한다.

“교육환경이 개선됐고 건강·편의시설도 늘었다. 노인대학이 이곳에서 열리고 매일 200여명이 이용한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승강기는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기존의 2층짜리 회관은 오래돼 비좁고 비가 샜다. 이 지회장은 2015년부터 회관 증축을 추진해오다 시비 10억원을 들여 작년 8월 착공해 올해 4월 완공을 봤다. 지상 3층, 연면적 300여평 규모로 2,3층은 대강당과 교육장이다. 1층은 지회 사무실과 소회의실, 서고, 무료급식소, 쉼터로 사용된다. 2층의 교육장은 낮은 연단에 벽면 하나를 거울로 만들어 춤, 합주 등에 최적의 교육장소다. 이곳에서 노인대학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노인대학 비중이 큰 것 같다.

“우리 지회 자랑 중 하나가 노인대학에서 운영하는 실버예술단이다. 치어댄스·합창·댄스동아리·노래교실·쇼쇼쇼·기공체조·사물놀이 등 7개 프로그램이 일주일 내내 돌아간다. 합창은 70대 후반의 회원 50명이, 노래교실에는 150여명이 참여한다. 일년에 한 번 발표회를 갖기도 한다.”

-발표회는 축제 한마당이겠다.

“지난해에는 11월 7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했다. 시장, 시의회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경로당과 실버예술단이 색색의 무대복을 입고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다. 잘한 팀에겐 상도 주고 우수 경로당에 표창도 한다. 올해는 11월 5일에 개최한다.”

-태백시지회를 소개해 달라. 

“태백시 전체 인구 4만5000여명 가운데 노인인구가 1만명이 채 안된다. 1981년 창립한 지회는 103개 경로당에 4300여명의 회원을 두었다.”

이성택 태백시지회장(중앙)이 새로 증축한 노인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담소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가 김동수 사무국장.
이성택 태백시지회장(중앙)이 새로 증축한 노인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담소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가 김동수 사무국장.

-태백시는 요즘 어떤가.

“석탄으로 형성된 도시로서 한때는 인구가 12만명일 정도로 번창했으나 석탄채굴이 중단되자 사람들이 많이 떠났다. 한편으로는 폐광지에 제공하는 정부 지원금으로 ‘산소도시’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전선도 지하에 묻고 환경 조성을 많이 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나온다고.

“태백시를 비롯해 정선군, 영월군, 삼척시 등 4개 시·군에 대한 폐광지 지원 특별법에 의해서다.”

-인근의 ‘강원랜드’에서도 지원을 해주는가.

“강원랜드가 노인회에 잘해 준다. 4개 시·군에 매년 1800만원씩 지원해주고, 체육대회도 열어준다. 태백시지회는 최근에 승합차도 지원 받았다.”

-경로당 사정은 어떤가.

“협소한 경로당이 좀 있지만 시와 상의를 해 개선해나가고 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에 474명이 활동 중이고 노인재능나눔 지원사업에도 200명이 참가 중이다. 태백시에 우리 회원들이 카페를 운영하기도 한다.”

-시의 노인복지서비스는 어떤가.

“경로당마다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갖췄고, 3년 전 한궁도 전체 경로당에 보급했다.”

-시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을 것 같다.

“함백산 정상에 골프장과 숙박시설을 갖춘 오투(O2)리조트가 시의 애물단지였다. 다행히 부영그룹이 리조트를 사들인 덕에 최근에는 재정자립도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은 이런 인연으로 작년 10월, 리조트 주변을 돌아볼 겸 해서 태백시를 방문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태백시는 이 회장의 결단에 크게 감사해 한다고 한다.

태백 출신의 이성택 지회장은 강릉사범학교를 나와 태백·횡성·정선 등지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명예퇴임 후 직업상담원, 태백시노인대학장을 지냈다. 2014년 태백시지회장에 이어 2018년 4월 연임했다. 

-직업상담원도 했다.

“41년간 교육자로 있을 때는 몰랐지만 학교를 나와 보니 사회에서 설 곳이 없었다. 종친회에도 몸담았고 고용노동부에서 명예 직업상담원으로 4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태백에는 축제위원이란 게 있다. 눈 축제 같은 것이다. 축제가 태백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려고 관광객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조사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제 경험에 비춰 교육계 후배들에게 사회에서 할 일을 준비하라는 조언도 해준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2003년부터 태백시지회에서 초·중학생들 대상으로 한문교육을 6년간 했다. 그런 일로 지회에서 노인대학장으로 임명해줘 4년간 일했다. 2014년 지회장 선거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학장 시절 경로당 회장들에게 시사해설도 해주고 강의도 하면서 얼굴을 익힌 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재선은 어땠는가.

“저를 포함해 4명이 경합을 벌여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연임됐다. 지회장 임기 동안 별말이 생기지 않고 사업 추진한 것을 인정해주었고 노인회관 증축도 신뢰감을 주는데 한몫을 한 것 같다.”

-노인 수명 100세, 노인인구 1000만 시대에 하고 싶은 말은.

“오늘 경로당에서 만난 급식도우미가 ‘내년에도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노인이 일할 자리가 많아야 한다.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태백시지회가 시의 노인전문교육기관으로 활성화되고, 경로당을 근대화하고, 나오지 못하던 노인들이 다시 경로당에 나오도록 홍보하는 일들을 하겠다.”

태백시지회는 3년 전부터 일년에 한번 ‘실버 태백’(A4 30쪽)란 회보를 발간해오고 있다. 또,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경로당 회장 월례회의 소식지(A4 4쪽)를 펴내 전 경로당에 배포하고 있다. 

이 지회장은 “지자체와 노인회의 복지파트너십 확립, 지회조직 강화, 노인일자리 확대 등의 목적으로 회보를 만들어 강원도 18개 시·군 지회를 비롯해 연합회, 중앙회에도 전달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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