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1]여름철 한방 음료, 생맥산을 소개합니다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1]여름철 한방 음료, 생맥산을 소개합니다
  • 김제명 경희미르한의원 분당점 대표 원장
  • 승인 2018.08.17 14:30
  • 호수 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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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명 경희미르한의원 분당점 대표 원장]

무더운 여름날 낮에 친구들과 골프를 치러 갔습니다. 햇볕은 뜨겁고, 습도도 높아서 땀이 주룩주룩 흘리는 전형적인 여름철 날씨였죠. 중간에 그늘집에서 혹시 더운 여름에 탈수 증상이 생길까봐 집어 먹었던 소금 때문인지, 갈증이 평소보다 더했습니다. 가지고 간 물이 턱없이 부족함을 느낄 때 친구 한 명이 준비해온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른바 ‘얼린 냉커피.’
더할 나위 없이 반가워서, 고맙고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함께 냉커피를 잘 마셨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냉커피의 냉기가 무더운 햇살에 맥없이 녹아내렸습니다. 너무 더운 날에는 바깥에서 운동하는 게 아닌데…. 속절없이 후회하고 있을 때, 드디어 제가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 이름은 ‘얼린 생맥산!’

그날 분위기는 이것 한방으로 끝났습니다. 모두가 갈증을 완벽히 해소함은 물론 생맥산이 주는 그 시원한 맛에 반해 버렸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생맥산이야말로 예로부터 내려오는 선조들의 영양 음료니까요. 식혜나 수정과도 좋지만, 감히 생맥산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생맥산은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주성분으로 하고 감초나 꿀 등으로 단맛을 맞춰서 만든 음료입니다. 한방차로 따뜻하게 마셔도 좋고, 얼음을 넣어서 찬 음료로 마셔도 그만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생맥산을 ‘사람의 기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생맥산에 들어가는 약재를 살펴보겠습니다. △인삼: 맛이 달고, 원기를 잘 보한다. 갈증을 가시게 하고 진액 또한 생기게 하며, 영위를 조화시킨다. △맥문동: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이뇨를 촉진하고, 가래를 없앤다. 폐를 보한다. △오미자: 간을 보호하고, 해독 작용이 강하다, 진통 작용도 있다. △꿀: 체내 당분을 즉각적으로 보충해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공급한다. 
들어가는 약재 하나하나가 다 고급의 값비싼 약재들이니 옛날에는 일반 가정에서 생맥산을 마신다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었겠지요. 최소한 정승, 판서의 대갓집에서나  마실 수 있는 음료였습니다. 

생맥산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물 1.5리터에 인삼과 맥문동을 각각 20g 정도씩 넣어서 약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끓여 줍니다. 이때 약효 성분이 추출되면서 물이 졸아들겠지요. 중요한 건 최종 물량을 1리터 정도가 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간혹 “나는 인삼이 체질에 안 맞는다고 하던데, 그럼 생맥산을 마시지 못하겠네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당연히 인삼이 체질에 안 맞으면 인삼만 달인 물을 드실 순 없겠지요. 하지만 생맥산은 인삼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체질적 부작용을 맥문동과 오미자가 조화롭게 해소해 주기 때문에 오히려 인삼의 좋은 점만 취할 수 있습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그래도 인삼이 걱정되시면, 인삼 대신 황기를 인삼의 1.5배 정도 사용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약재를 끓이는 곳에 오미자가 빠졌지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미자는 끓이면 약효도 약효지만, 약 맛이 텁텁하고, 시큼해지므로 차나 음료로 음용하기에는 너무 ‘한약’처럼 되어 버리지요. 물론 한약을 달일 때는 끓여서 드셔도 되지만, 차나 음료로 마실 때는 끓이질 않습니다. 이제 오미자 20g을 찬물 500㎖에 담가 둡니다. 이렇게 한 10시간 정도 담가 두면, 오미자의 유효 성분이 찬물에 빨갛게 잘 우러나옵니다. 색깔도 아주 예뻐서 먹음직하죠. 그러면, 끓여 두었던 인삼, 맥문동 달인 물과 오미자 우린 물을 함께 섞습니다. 이 섞은 물을 다시 데워서 차로 마셔도 되고, 냉장고에 두었다가 찬 음료로 마셔도 됩니다. 이때 기호에 따라 꿀, 감초나 대추 달인 물로 당도를 조절하면 아주 맛있는 차나 음료가 되지요. 
출처: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맑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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