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염나무
내가 살던 동네 길가에
고염 나무가 있다.
동네사람이 다 주인이다
어릴 적
조금 큰 친구 무등 타서 따고 꺾은 가지에
까맣게 익은 고염을 입에 넣으면
목에 넘어 가는 것보다 뱉은 씨가 더 많은 고염
그래도 그 단맛에 빠져
익기만 기다리며 오갈 때 쳐다보던 고염나무
그 고염나무도 세월 앞에 고목이 되듯
고염 달린 가지를 꺾던 꼬맹이도 촌로가 되어
굽은 허리 펴고
딸 수 없는 고염을 올려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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