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보험 가입 시 유의사항…중증치매만 보장되는 경우 많아 주의를
치매 보험 가입 시 유의사항…중증치매만 보장되는 경우 많아 주의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8.17 14:52
  • 호수 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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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영주기자]

경증‧중증 치매 모두 보장하고 80세 이후 보상 가능한지 따져야  

대리청구인 지정도 미리 고려… 보험사, 치매보험 출시 잇따라 

얼마 전 치매를 앓던 80대 어르신이 폭염 속에 맨발로 거리를 활보하다 한 시민의 신고로 긴급 구조된 사건이 있었다. 이 어르신은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고열 증세를 보여 응급처치 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반나절 이상 귀가하지 않은 어르신을 걱정한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상황이었다.

어르신들은 암보다 두려운 것이 치매라고 말한다. 치매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환자 가족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자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라는 국정 과제를 발표하고, 각종 치매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민간에서도 치매와 관련된 사업과 관련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데, 보험 회사의 경우 치매 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치매 보험 가입자 중 치매 진단을 받고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일고 있다. 상당수 보험이 보장 범위, 보장 나이 등에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 보험 가입 시 유의사항

치매 보험 가입자가 치매 판정을 받았음에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보장 내용에 부합하지 않아서다. 특히 보험이 보장하는 치매 등급에 미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치매는 정도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크게 경증과 중증으로 나뉘는데, 상당수 보험이 중증치매만 보장하고 있다. 중증치매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생활이 어렵고 하루 종일 누워서 생활하면서 대부분의 기억이 상실된 상태를 말한다. CDR(인지·사회기능 측정 검사) 척도로는 3점 이상이어야 한다.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7년 치매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중증치매환자 비율은 전체 2.1%밖에 되지 않는다. 중증치매만 보장하는 보험 상품 가입자 중 소수만 보상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보험 가입 전 중증치매뿐 아니라 경증치매도 모두 보장하는 보험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장 내용에 이어 보장 기간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80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치매라는 통계가 있듯이, 나이가 들수록 치매 발병률은 급격히 증가한다. 그러나 일부 상품은 80세까지 보장을 약속한다. 

보험 상품에 따라 90세에서 110세까지 보장하는 보험이 있기 때문에 80세 이후에도 보장되는 상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 종합보험에서 특약으로 치매 항목이 포함된 경우 보장 나이 확인은 필수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사항은 ‘대리청구인 지정’이다. 대개 보험 가입 시 계약자, 피보험자, 보험 수익자를 모두 환자 본인으로 하게 되는데, 치매로 기억이나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오면 본인이 직접 보험을 청구하기가 어렵다. 치매보험을 가입할 때에는 가족과 미리 상의를 해서 대리청구인을 지정해 놓는 것이 좋다. 대리청구인 자격은 보험수익자와 함께 살거나 생계를 같이 하는 배우자 또는 3촌 이내 친족이어야 한다. 

◇회사별 치매 보험의 종류

현재 우리나라에서 치매를 보장하는 보험은 올해 4월 기준으로 134개(특약 포함)가 판매 중이다. 여러 종신보험 상품에 치매 담보가 추가되는 형태가 많지만, 치매에 특화된 상품도 출시돼 있다. KB생명, NH농협손해보험, DB생명, 흥국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이 최근 치매를 담보하는 보장성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KB생명의 ‘기억하세요 KB간병비받는치매보험’은 경증치매부터 중증치매까지 치매 진단 시 진단금을 지급하고, 중증치매 진단 시에는 최대 120회까지 매월 간병자금을 지급하는 중저가형 건강보험으로, 45세부터 7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NH치매중풍보험’ 상품의 가입 연령은 30~75세로, 중증치매는 물론 경증치매까지 보장한다. 또한 뇌출혈, 뇌혈관 질환도 진단비와 수술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DB생명은 암 보장과 함께 치매보장도 받을 수 있는 ‘10년 The플러스 암치매종신보험’을 출시했으며, 흥국생명은 중증치매뿐만 아니라 경증 치매까지 보장하는 ‘흥국생명 가족사랑치매간병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중증치매 환자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생활자금도 지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최근 ‘무배당 미리받는 변액종신보험 공감’ 상품에 치매 담보를 추가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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