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키울 때 지켜야 할 건강수칙 "반려동물과 ‘뽀뽀’ 안돼요!"
반려동물 키울 때 지켜야 할 건강수칙 "반려동물과 ‘뽀뽀’ 안돼요!"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8.17 14:54
  • 호수 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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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영주기자]

반려동물 침을 통해 패혈증 감염될 수도… 천식 환자는 접촉 조심     

동물에 알레르기 증상 있는 경우 반려동물 키우지 않는 게 좋아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이 굉장히 많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 수는 2017년 기준 약 593만 가구(전체 가구의 28.1%)이고, 반려동물 수는 100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얘기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어르신들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면 외로움이 덜하고 스트레스도 완화시킬 수 있어서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기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반려동물로 인한 안전사고 및 알레르기, 바이러스 감염 질환 등이 그것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반려동물로 인한 건강문제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질환 가장 많이 앓아

반려동물로 인해 사람에게 가장 많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은 알레르기 질환이다. 반려동물의 비듬, 침, 소변 등 알레르기 항원(원인물질)이 사람의 몸속에 들어와 재채기, 기침, 콧물, 피부 가려움,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 약 35~45%가 이러한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재우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 비염, 아토피가 있는 사람 중 반려동물 접촉으로 인해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에는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다”며 “반려동물 접촉 후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면 기도가 좁아지고 경련, 발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려면 △반려동물과 접촉 후 손 씻기 △침실 등에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하기 △일주일에 1회 정도 반려동물 목욕시키기 △빗질, 털깎기 등 주기적으로 털 관리해주기 등의 수칙을 지키면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에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병원을 방문해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증상이 반려동물 때문인지 알아보고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이 확인되면 가능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며 “부득이 키우고자 한다면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해당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항원을 몸에 조금씩 주입하는 면역치료요법을 시행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개에 물리는 사고에 주의해야

반려동물을 기를 때에는 개나 고양이에게 물리는 사고에도 주의해야 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개에 물리거나 안전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2016년 2111명에서 2017년 2405명으로 한 해 사이 13.9%나 증가했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이 개나 고양이 등에게 물리게 되면 광견병이나 파상풍 등 감염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상처 부위가 작더라도 반려동물의 이빨에 있는 세균으로 인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상처에 다른 세균이 추가로 감염되는 ‘2차 감염’의 발생 우려도 있으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애완용 개와 고양이에게 반드시 광견병 백신을 접종하고, 밖에 데리고 나갈 경우 애완동물이 야생동물과 싸우거나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견병은 광견병바이러스가 체내로 침입해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광견병에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거나 동물의 타액 속 바이러스가 상처를 통해 몸 안으로 침입하는 경우 감염될 수 있다. 

광견병 초기에는 불안감, 발열, 두통, 권태감, 구토, 물린 부위의 감각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2~6일 이내에 경련과 혼수상태 등에 이르고, 숨을 쉬는 근육이 마비돼 무호흡이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개가 광견병바이러스를 보유했다면, 이는 광견병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경우가 많다. 

◇면역력 약하면 반려동물 타액도 조심

일부는 반려동물의 타액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이, 만성질환자들은 반려동물이 지닌 세균에 취약하므로 반려동물과의 뽀뽀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개나 고양이의 타액에서 발견되는 병원균은 패혈증, 수막염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 ‘캡노사이토파가 캐니모수스’라는 세균이 반려동물의 침을 통해 사람에게 옮겨지면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 감염과 장기 기능 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발열,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백혈구 수의 증가 또는 감소 등의 전신에 걸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로, 초기에는 발열, 기침, 무기력 등의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으나 신속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신체 장기 기능의 장애나 쇼크 등이 동반되는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다.

개의 26% 가량이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세균성 병원균인 ‘캡노사이토파가 캐니모수스’는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에게 물려서 감염되지만, 때로는 긁거나 핥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정진원 교수는 “개나 고양이의 입속에는 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세균이 많이 있기 때문에 지나친 점막접촉은 피해야 하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어린이, 입안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감염될 위험이 높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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