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넘는 돌발성 폭우에 전국 침수 피해 속출… 9월 초까진 긴장해야
500㎜ 넘는 돌발성 폭우에 전국 침수 피해 속출… 9월 초까진 긴장해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8.31 13:24
  • 호수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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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집중호우로 곳곳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월 30일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18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만 주택과 상가 1941곳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피해가 컸던 광주‧전남, 경남 등 남부 지방은 태풍 피해 집계와 복구를 할 새도 없이 폭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남부 지방은 9월 초까지 국지성 호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각별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부터 30일 오전 9시 현재 주요 지역 누적강수량은 경기 고양시 주교동 564.5㎜, 서울 도봉구 540.5㎜, 경기 의정부 506.0㎜, 경기 김포 470.0㎜, 경기 포천시 관인면 466.0㎜, 경기 연천군 중면 448.5㎜, 강원 철원군 동송읍 437.0㎜, 경기 동두천 하봉암동 435.0㎜, 경기 파주시 적성면 381.0㎜ 등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은 총 999.0㎜이 됐다. 이는 평균적으로 한해 내리는 강수량인 1163.4㎜의 86%에 이른다. 

30일 행안부는 이번 폭우로 사망자 2명, 부상자 3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새벽 경기도 양주 장흥면 한 주택에서 배수 작업을 하던 57세 남성이 2층 계단에서 실족해 사망했다. 지난 28일에는 서울 노원구 동부간선도로 월릉교 부근에서 차량이 침수됐고, 이 사고로 40대 남성이 숨졌다. 

전국적으로는 총 117가구 18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은평구와 도봉구, 경기 포천에서 55가구 80명이 인근 주민센터와 마을회관에 대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전국에서 농작물 635.7ha가 물에 잠기고 농경지 3.9ha가 매몰됐으며, 석축과 담장 115곳이 무너졌고 토사유출도 3건이 발생했다. 

비가 쏟아지면서 정부는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위치한 16개 다기능 보를 모두 개방해 물을 방류했다. 한강 수계 팔당댐과 괴산댐, 영산강 수계 보성강댐, 낙동강 수계 운문댐 등 6개 댐도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 

행안부는 집중호우 피해 확산에 대비한 범정부 대응체계를 꾸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관계부처, 17개 시·도 담당 실·국장과 영상회의를 갖고 그 동안의 피해상황과 수습계획 등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침수 도로와 하천 산책로 등에 대한 통제 기준과 도심 배수 시설 용량 증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인명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재해 취약 지역에 대한 예찰 활동과 사전 통제를 강화하도록 했으며, 하천 범람과 산사태 발생 우려 지역은 사전에 주민을 대피시키도록 했다.

김 장관은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유사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침수 도로, 하천 산책로 등에 대한 통제기준을 꼼꼼히 살피고 관할 경찰서와 협의해 강력히 이행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번 호우로 도시침수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를 거울삼아 집중호우 시 도심지의 배수용량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일주일가량 내리는 비를 관행적으로 ‘가을 장마’라고 하는데, 이번 비는 평상시 나타나는 가을 장마와 발생 원인이 다르다는 것이다. 

가을 장마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남동쪽으로 물러나는 북태평양고기압을 밀어내면서 생긴다. 때문에 비가 그치면 날씨가 선선해지고 계절이 바뀐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에 머물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까지 세력을 확장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경계를 따라 중국 열대저압부에서 수증기가 유입돼 정체된 전선이 생겼다. 그래서 비가 그쳐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초까지 남부 지방에 국지성 폭우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추가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비가 그친 후 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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