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3] 감기와 쌍화탕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3] 감기와 쌍화탕
  • 이병주 경희미르한의원 은평점 대표 원장
  • 승인 2018.08.31 13:35
  • 호수 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주 경희미르한의원 은평점 대표 원장]

복잡한 사회에서 현대인은 대개 지쳐 있기에 약간의 날씨 변화에도 감기를 앓곤 합니다. 우리가 화내면 기운이 떠서 상기되고 겁을 먹으면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것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변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운이 지치고 혈액 순환이 어려워져 감기 바이러스를 밀어낼 힘도 없게 됩니다. 

이처럼 감기는 원기 부족이니 기운을 보충해야 합니다. 항간에 원기 부족에는 영양을 보충하면 된다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영양은 오장육부의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거쳐 비로소 기운으로 되는 것이지, 영양분을 먹었다고 당장 기운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소화력도 약하므로 과다한 영양 섭취는 감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약 광고의 비중이 큰 편입니다. 독일은 아예 국민에게는 약 선전을 하지 않고 의사에게만 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독일과 여건이 다르기는 하지만, 약의 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감기라고 너무 쉽게 시중의 쌍화탕 같은 드링크제에 기대를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쌍화탕 계통은 본디 초기 감기약은 아닙니다. 쌍화탕에 들어 있는 작약이라는 약은 원래 그 성질이 좀 냉하고 오그라뜨리므로 가뜩이나 우울한 일이 많은 우리 시대에 사람들의 원기를 더 위축시킬 우려가 있고, 좀 비만한 사람이나 소화가 어려운 사람에게 습기를 더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또 배가 찬 사람이 쌍화탕을 장복해서 배가 더 차가워지면 낭습증(사타구니에 땀이 많이 남)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거니와 감기는 날씨에 따라 그 유형을 달리하니 일률적으로 치료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의사는 감기 하나에도 감별 진단을 하여 치료하도록 6년 동안 교육받은 사람으로서 수십 종의 처방을 참고하여 치료합니다. 이것이 한의학의 특성이며 장점이죠. 

감기가 잦거나 오래 끌어 고생하는 사람은 이제는 임시방편만 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 체력에 대해 인근 한의원에서 상담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또한, 생활 습관이 중요한 만큼 가정에서는 감기 중에는 가볍게 식사하고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따끈한 생강차와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 보기를 권합니다.

출처: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맑은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