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가 바꿀 문화계 지형도
스트리밍 시대가 바꿀 문화계 지형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8.31 13:44
  • 호수 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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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마우스 캐릭터로 대표되는 ‘디즈니’,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애플’,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해 미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한 ‘아마존’, 그리고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하는 ‘페이스북’. 지금까지 이 공룡기업들은 분야가 달라 얽힐 일이 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네 기업 모두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면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스트리밍이란 온라인을 통해 음성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을 말한다. 예전에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스트리밍에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CD나 테이프에 저장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저장 용량의 한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밍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기에 대부분 이를 활용했다. 하지만 유무선 인터넷 속도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음악과 동영상을 소비하는 방식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수차례 소개한 유튜브가 급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로 인해 가장 먼저 변화가 온 것이 음악시장이다. CD‧테이프 중심이었던 음악시장은 MP3가 등장하면서 이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MP3는 매번 파일을 옮겨 넣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불법복제가 쉽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멜론’, ‘벅스’ 등 음성 스트리밍 서비스다. 매달 1만원 내의 돈을 내면 언제 어디서든지 제약을 받지 않고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평범한 스마트폰에 수십만곡을 저장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음성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동영상 스트리밍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비디오 대여점을 자체하는 ‘넷플릭스’가 등장하고 1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한 것이다. 돈 냄새를 맡은 세계적인 공룡기업들이 시장에 발을 담그며 문화계 전체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극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150만원이면 쓸 만한 65인치 대형 TV를 구매할 수 있다. 즉, 굳이 극장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도 대형 화면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말 영화 관람료가 편당 1만2000원인데 이 돈이면 넷플릭스에서 한 달 내내 무제한으로 영화 및 각종 드라마를 즐길 수 있으니 소비자들이 몰리는 건 당연하다. 

그간 영화계는 넷플릭스의 공격을 잘 버텨내왔다. 다만, 막대한 자본을 갖춘 애플, 디즈니 등이 합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로 윈윈하는 구조가 형성될지 적대적 구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변화의 시대가 올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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