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애착심이 경로당을 키운다
[기고]애착심이 경로당을 키운다
  • 류성무 수필가/김천 가메실경로당 회장
  • 승인 2018.08.31 13:52
  • 호수 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성무 수필가/김천 가메실경로당 회장]

한가로이 글을 쓰려다가도 경로당 걱정에 쥐었던 펜을 놓았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한직처럼 보여도 회장으로서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로당을 찾는 사람들을 일일이 접대해야 하고 각종 공문이나 사회단체, 공공기간의 통지사항을 점검하고 협조를 구하기도 한다.  

각종 경로당 행사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우리 경로당에선 매년 복날에 전 회원이 한 자리에 모여 삼계탕 오찬을 갖는다. 전 회원이 모여 평소에 하지 못했던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며 화합하는 자리이기에 신경쓸 게 많다. 올해도 이 행사를 위해 사무장과 협의 후 식대예산을 검토하고 식당을 정했다. 50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하는 식당을 찾는 일이 쉬워보여도 그렇지만은 않다. 예산 문제는 두말할 것도 없고. 삼계탕 오찬뿐만 아니라 송년회, 정기총회, 명절 회원 단합윷놀이대회, 봄나들이 관광 등 거의 매달 굵직한 행사들이 줄을 잇는다. 

늙으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다. 노인이 되면 잘 삐치고 주기보다는 받기를 바라는 심정을 비유한 말이다. 특히 먹는 문제로 노인들의 심기를 건드려선 안 된다. 노인들에게는 회식을 자주 갖고 간식을 잘 챙겨야만 회장이 잘한다는 인사를 듣기 마련이다. 식이위대(食而爲大)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우리 경로당은 문은 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길도 없는 마을 안 구석의 헌 집을 사서 시청 예산지원으로 경로당을 신축하고, 2차적으로 경로당 앞을 꽉 막고 있는 2층집을 매입, 철거해 마당과 주차장을 만들어 환경정비를 마무리했다. 이어 본관 2층에 20평의 현대식 회관을 증축하는 동시에 경로당의 진입로를 개통했다. 이 모든 건 각종 수단을 총동원해 발로 뛴 사람들의 노고가 있어 가능했다. 

필자는 2006년 본 경로당 설립 추진위원에서 2009년에 회장에 선출돼 10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목적한 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일에 열중하다 보니 어언 10년 세월도 잠깐인 것 같다.

성공이신퇴(成功而身退)라는 속언처럼 목적한 일을 성공리에 완수했으면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진리이다. 선뜻 회장직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노심초사 진성갈력(盡誠竭力) 끝에 내손으로 이룩한 경로당에 대한 애착심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창작품에 대한 집념이나 애착심이 강한 법이다. 회장으로 이룩한 지난 업적을 제쳐 놓고 경로당을 이끄는 이상 오늘도 내일도 사랑방의 발전과 복지증진을 통해 회원들의 최적의 안식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