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시위
온 몸으로 사력을 다해 몸의 시위를 당긴다
쏜살같이 튕겨 나가는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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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끝도 없는 ‘지금, 이 순간’만을 살고 있는가. 영원히 가 닿을 수 없는 내일의 내일을 기다리며, 결코 알 수 없는 한 치 앞을 향해 걸어가는가. 우리들이 온 몸으로 시위를 당겨 날려 보낸 날들이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추억이라는 과거형으로 포장되어 현재를 존재케 한다. 현재형의 다른 이름은 물론 과거다. 현재형의 다른 이름 또한 미래다. 과거가 없다면 어찌 ‘지금, 이 순간’이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이 없다면 어찌 내일이라는 미래가 있겠는가. 모든 날들은 오직 ‘지금, 이 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이 과거이며 동시에 미래다. 찰나의 찰나가 모여 나를 만들고 이 세계를 구성한다.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지 않다면 모든 날들이 기억되지 않고 버려질 것이다. 온 몸으로 부딪혀 만들어가는 ‘지금, 이 순간’이 언제나 소중하고 가치 있기를.
시‧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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