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이 쓴 추모글 대거 발굴, 안동 풍산서 친필 만장 14건 출토… 보존처리 거쳐 공개
퇴계 이황이 쓴 추모글 대거 발굴, 안동 풍산서 친필 만장 14건 출토… 보존처리 거쳐 공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9.07 13:39
  • 호수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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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풍산에서 퇴계 이황 선생의 친필 ‘만장(輓章, 죽은 사람을 애도해 지은 글을 천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처럼 만든 것․사진)’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9월 3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이 만장은 지난해 퇴계 선생의 처 삼촌인 안동 권 씨 가일문중 권광의 묘를 이장하면서 발견됐다. 가일문중은 무덤을 쓴 지 453년 만인 지난해 이 묘를 이장했다.
출토된 만장은 퇴계 선생을 비롯해 서애 류성룡의 아버지 류중령이 지은 것 등 모두 14건이다. 퇴계 선생의 대형 친필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길이 128㎝, 너비 39㎝ 크기의 한지에는 40자의 5언 율시로 고인의 공덕을 기리는 글이 쓰여 있다. 양쪽 끝에는 연꽃 그림이 있다. 한지를 두께 3장, 길이로 2장을 붙여 만든 이 만장은 출토 당시 습기를 머금어 떡처럼 붙어 있었다.
한국국학진흥원으로 옮겨진 만장은 습식 세척과 아교 포수 과정을 거친 뒤 현재 이물질을 제거하는 마무리 작업 중이다. 만장(輓章) 또는 만사(輓詞)라고도 불리는 이 유물은 죽은 이를 애도해 지은 글 또는 그 글을 명주나 종이에 적어 기(旗)처럼 만든 것으로 장사 때 상여를 따라 들고 간다. 특히, 만장은 통상적으로 상례가 끝나면 대부분 태우기 때문에 후세에 전달되는 예는 흔하지 않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유물은 퇴계 선생 등 당대의 대학자 선비들이 남긴 친필 만장이고, 내용이 문집이나 다른 문헌에 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며 “보존처리를 거쳐 올 연말께 유물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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