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국내서 메르스 환자 발생… 종식 선언 전까지는 조심해야
3년만에 국내서 메르스 환자 발생… 종식 선언 전까지는 조심해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9.14 10:57
  • 호수 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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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는 9월 10일 중부권 네트워크교류사업 행사를 돌연 취소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도 11일과 14일에 예정돼 있던 건강강좌를 연기했다. 각종 행사들이 갑작스레 취소된 이유는 3년만에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이다. 쿠웨이트 출장을 다녀온 A씨(61·남)가 지난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국에 메르스 비상이 걸렸고, 예방 차원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된 것이다. 

환자와 의료기관, 정부의 초동 대응이 신속히 이뤄져 확진자 발생 6일째인 13일 오전 현재까지 추가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메르스 의심 환자가 공항 검역대를 그냥 통과하는 등 방역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르스 확진자 A씨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업무 출장으로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입국했다. 그는 8월 28일 설사 증상을 보여 쿠웨이트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귀국 직후 공항에서 리무진 택시를 타고 곧장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진료 후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된 A씨는 국가지정격리병원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급성호흡기질환으로 감염 시 발열, 기침, 호흡곤란,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낙타를 접촉하거나 낙타유 섭취, 확진자와의 직‧간접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낙타가 메르스 전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메르스는 전염성이 강하고 치사율도 높다. 우리는 3년 전 메르스 공포를 경험했다. 2015년 당시 국내 첫 메르스 환자 발생 후 종식 선언때까지 217일간 총 186명이 추가로 감염됐고, 이중 지병이 있던 환자나 고령자를 중심으로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정부는 미흡한 초동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질타를 받았다. 

다행히 이번에는 환자와 병원 측이 침착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다. 메르스 환자는 귀국 즉시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하면서 전화로 중동 여행 경력을 밝혔고, 병원은 환자가 도착하자마자 격리 병실에 입원시켜 다른 환자들과 뒤섞이지 않게 조치했다.

정부의 대응도 빨랐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 접수 후 인천공항검역소, 서울시 등과 함께 항공기 탑승객 등 접촉자 조사를 벌였다. 이후 택시 기사, 항공 승무원, 휠체어 도우미 등 A씨와 밀접하게 접촉한 21명을 자택 격리시키고 보건소의 연락을 통해 접촉자의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시켰다. 

현재 정부는 밀접접촉자 전원을 대상으로 두 차례 메르스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쿠웨이트 현지로 역학조사관과 민간전문가를 파견, 현지 체류 중인 접촉자의 건강 및 관리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역학조사 정보를 확인 중이다. 

이런 가운데, 메르스 환자 접촉자 중 의심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 메르스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방심하기엔 이르다. 메르스 잠복기는 2~14일로, 세계보건기구는 메르스 종식 시점을 최종 환자 발생 후 최대 잠복기의 2배인 28일이 지난 시점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감염에 더 취약하므로, 종식 전까지는 외출 시 마스크를 끼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엔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정부는 종식 선언까지는 철저한 대응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방역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나는 만큼, 이에 대한 시스템 정비와 개선 방향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한편, 메르스는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만 있을 뿐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본 수칙은 메르스 발병 위험 지역을 여행하지 않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을 메르스 확진 환자가 많은 오염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지역 방문객은 농장방문 자제, 낙타 접촉 및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와 생낙타유 섭취 금지, 진료 목적 이외의 현지 의료기관 방문 자제 등 메르스 예방수칙을 준수하라고 질본은 권고한다.

또한 중동 방문 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입국 시 건강상태질문서를 성실히 작성하는 등 검역에 협조하며, 귀국 2주 이내 발열, 기침, 숨가쁨 등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전화 1339) 또는 보건소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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