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흡연자는 매년 폐 CT검사 받아야
30년 이상 흡연자는 매년 폐 CT검사 받아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9.14 13:52
  • 호수 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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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의 증상과 치료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초기 증상 없어… 기침, 가래, 흉통 등 자각증세 느끼면 이미 3기 이상

흡연이 주범… 담배만 끊어도 폐암의 90%는 예방 가능하다는 게 정설

매일 2갑씩 담배를 피워 온 강병진(가명‧67)씨는 최근 갑자기 기침과 함께 가래(객담)가 끓고 열까지 나는 증상을 겪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던 강 어르신은 나흘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 방사선 촬영 결과,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폐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지속적인 기침과 가래, 호흡 곤란 등의 이상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폐암 진단이 나왔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폐암의 주요 발병 요인으로 담배를 지목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흡연인구가 늘어난 1900년대 초부터 폐암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5년 폐암 발생 건수는 2만4267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4위(11.3%)를 차지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더 많이 발생했으며, 연령대별로는 70대(36.2%), 60대(26.8%), 80대 이상(17.3%) 순으로 나타났다.

여러 연구를 통해 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높다는 것이 증명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흡연하지 않는 여성의 폐암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주방 요리 시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 미세먼지, 간접흡연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폐암은 초기에 발견해 암세포 덩어리를 절제하면 생존율이 비교적 높지만, 많이 진행돼 수술이 불가하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만 받게 되는 경우 생존율이 낮다. 때문에 폐암의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특히 흡연자는 병원을 찾아 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금연하는 것이 필요하다.

◇폐암의 증상

폐암은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초기 증상이 없다. 자각증상이 나타날 때쯤 되면 이미 3기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에는 주로 기침, 객혈(피를 토함),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 외에 폐암이 생긴 부위에 따라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암세포 덩어리가 식도를 압박하는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울 수 있고, 목소리에 관여하는 신경을 침범하는 경우 쉰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또한 폐의 꼭대기 부위에 암세포 덩어리가 위치한 경우 어깨 통증과 팔의 안쪽 부위로 뻗치는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폐암이 뼈에 전이된 경우에는 뼈에 심한 통증이 유발되고 별다른 외상없이도 골절이 생기며, 뇌로 전이된 경우엔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박인원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조기 발견하면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70%를 넘지만, 대부분 환자들은 늦게 발견된다”며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가래에 피가 묻어나올 때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암의 치료

폐암은 흉부 X선 촬영, CT(컴퓨터단층촬영), 객담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폐암이 확진되면 폐암의 종류와 진행정도에 따라 수술 여부가 결정된다. 수술은 암 조직이 있는 폐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하고, 암세포의 전이가 가능한 부분까지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다. 

수술에 의한 절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약물 치료)이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최근에는 기존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줄인 표적항암제가 개발되어 1차 항암제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 사용되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세포의 신호 전달 체계를 방해해 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법이다.

박인원 교수는 “수술은 환자의 건강상태, 폐기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게 된다. 즉 초기라 하더라도 노약자나 심폐기능이 약한 경우에는 수술보다는 방사선 치료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교수는 “폐암 치료를 받는 중에도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 그리고 규칙적인 식사 및 영양분의 고른 섭취가 필요하다. 특히 항산화제가 많이 함유된 과일, 채소, 고구마를 섭취하는 것이 좋고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치료 후 회복에 도움이 된다. 폐암에 좋다고 입증된 건강보조식품은 없으므로 성분을 잘 알지 못하는 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은 치료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암의 예방

폐암 예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은 금연이다. 의학계에서는 약 90%의 폐암은 금연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외에 환경적, 직업적 요인들을 가능한한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즉 폐암을 유발하는 석면, 비소, 크롬 등 유독성 물질 또는 우라늄, 라돈과 같은 방사성물질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므로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2015년 발표한 폐암 검진권고안을 통해 55세~74세를 기준으로 30년 이상 흡연한 사람이라면 매년 저선량 폐 CT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 검사를 내년부터 국가 암검진 사업에 포함시켜 무료 검진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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