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오현주기자]
29일, 인천 무의도에서 130여명 노래·춤·악기 연주
60년대 국내 처음 요들 도입, 대중화시킨 ‘요들 대부’
“요들은 뇌졸중 예방에 좋다.”
우리나라에 처음 요들을 도입해 대중화시킨 ‘요들 대부’ 김홍철(70․사진) 씨의 말이다. 김씨는 “독일의 뇌 전문의가 요들을 부르는 사람은 뇌질환이 없다고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의사의 주장에 따르면 머리 속에서 소리를 공명시켜 내는 과정이 반복돼 뇌질환이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알프스지방의 목동들은 초여름에 소떼를 몰고 산 중턱으로 올라가 방목하고 가을에 다시 내려온다. 이들이 산에 있는 동안 마을에 남겨두고 온 부모나 애인에게 ‘나 잘 있다’며 ‘요르레이디’하고 알리는 신호용으로 쓰이던 노래가 요들이라고 한다.
김홍철 씨는 중학교 시절 처음 요들을 접한 순간 ‘뭐 이런 노래가 다 있나’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김씨는 무작정 스위스의 신문사에 ‘요들 악보나 자료를 보내주면 고맙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얼마 후 한 신문사가 ‘자주 듣고 따라 해보라’는 편지와 함께 악보와 요들송이 녹음된 테이프를 김씨에게 보내주었다.
김씨는 “학교나 교회, 산에 올라가 혼자 연습한 요들을 테이프에 녹음해 그 신문사로 보내자 ‘모든 비용을 스위스 관광청이 대줄 테니 와서 들려달라’는 답변이 왔다. 6개월 간 현지에 머물며 TV 출연도 했고 전문가로부터 집중적인 지도도 받았다”고 기억했다.
김씨는 귀국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국내 방송국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한편 많은 제자들에게 요들을 가르쳤다. 일본·캐나다 등 외국의 축제 행사나 TV 프로에도 초청을 받았다.
김씨가 1993년 캐나다로 이민을 간 이후로는 더 이상 요들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김씨는 “요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여전히 제자들이 전국에서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년에 서너 차례 공연차 국내를 찾는다.
올해는 김씨가 요들을 처음 접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29일, 인천 무의도에서 요들 데뷔 50주년 공연을 성대하게 개최한다. 초등학생부터 80대 어르신 130여명이 스위스 민속의상차림에 알프스 혼, 캐틀 벨, 오르겔리 등 악기에 맞춰 ‘아름다운 베르네 산골’ 등 인기 요들송을 부르고 인천시립무용단이 춤을 선보인다. 10월 7일 강동아트센터홀에서 2차 공연이 있다.
김씨는 “60~70대 할머니·할아버지로 구성된 ‘마마파파’란 요들 동호회도 이번 무대에 오른다”며 ”자연과 사랑을 소재로 한 요들을 부르면 노인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며 웃었다.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