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푸는 재미에 정보전달까지… 퀴즈 예능의 부활
문제 푸는 재미에 정보전달까지… 퀴즈 예능의 부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9.21 13:57
  • 호수 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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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퀴즈쇼 바람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민들에게 문제 출제하고 즉석에서 상금 지급

‘놀라운 토요일’, ‘뜻밖의 Q’ 등 음악과 먹방을 결합해 신선한 웃음 선사

최근 모바일 퀴즈쇼 바람을 타고 방송가에서도 퀴즈 예능이 하나둘씩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유재석의 첫 케이블 진출작으로 주목 받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최근 모바일 퀴즈쇼 바람을 타고 방송가에서도 퀴즈 예능이 하나둘씩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유재석의 첫 케이블 진출작으로 주목 받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 퀴즈?”

국민MC 유재석과 대세로 떠오른 개그맨 조세호가 간이 의자와 책상을 메고 도심을 거닐다가 우연히 만나 시민에게 이렇게 묻는다. 시민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 그 자리에 의자와 책상을 펴고 간이 토크쇼를 진행한 후 문제풀이가 시작된다. 총 다섯 문제를 맞추면 즉시 현금 자동입출금기(ATM)에서 100만원을 인출해 상금으로 준다. 물론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매회 4~5명이 상금의 주인공이 된다. 이러한 포맷으로 방송을 시작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길거리 퀴즈쇼라는 영역을 개척하며 안방극장에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가족오락관(1984~2009) 폐지 이후 한동안 맥이 끊겼던 퀴즈 예능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KBS 2TV ‘1 대 100’, KBS 1TV ‘도전! 골든벨’ 등 교양 분야에서 퀴즈 프로그램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만 예능 분야에서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었다. 하지만 ‘잼라이브’, ‘페이큐’ 등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즐기는 모바일 퀴즈쇼가 수십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는 큰 인기를 끌면서 퀴즈 예능 역시 다시 방송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먼저 지난 8월 29일 방영을 시작한 tvN의 길거리 퀴즈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의 군더더기 없는 진행과 적절한 난이도를 갖춘 재밌는 퀴즈, 시민들의 사연이 적절히 결합하면서 호평을 얻고 있다. 

유재석과 조세호는 매회 시민 퀴즈왕을 찾아 나서 제목 그대로 길바닥(온 더 블럭)에서 시민들에게 “유(you) 퀴즈?”를 묻고 다섯 문제를 출제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음식이 무엇인가” “‘소확행’의 뜻은 무엇인가” 등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발 닿는 모든 곳이 세트장이다. 버스 경적, 경찰차 사이렌 소리로 대화가 수시로 끊어질 만큼 생생하다. 40년째 열쇠 수리공 일을 하는 노인부터 국악 수업을 들으러 가는 초등학생까지, 시민들이 사는 이야기도 프로그램의 재미 중 하나.

음악이나 ‘먹방’과도 결합한 퀴즈쇼도 인기다. 유재석과 함께 빅3로 꼽히는 신동엽이 MC를 맡은 tvN ‘놀라운 토요일’은 노래가사 받아쓰기 퀴즈인 ‘도레미 마켓’을 내세워 간판 프로그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답을 맞추면 전국 시장을 대표하는 유명음식을 먹을 수 있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쟁반노래방’과 방식은 비슷하지만 소소한 퀴즈들과 힌트로 신선함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각자 받아쓰기한 정답을 모아서 가사를 맞추는 방식이나 다양한 힌트를 두고 서로 활용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방식이나 정답을 맞춘 뒤에 음식을 먹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해 반복되는 지루함을 덜었다.

음식을 선정하는 것 역시도 평범하지 않다. 다양한 메뉴는 물론 맛있는 음식을 공수하기 위해서 직접 명소를 찾아다니는 정성을 보여준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출연자들이 정답을 맞추지 못했을 때 대신 음식을 먹는 ‘먹방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입 짧은 햇님’의 활약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음악 퀴즈쇼를 표방하는 ‘뜻밖의 Q’.
음악 퀴즈쇼를 표방하는 ‘뜻밖의 Q’.

무한도전 후속으로 기대를 모았던 MBC ‘뜻밖의 Q’는 한발 더 나아가 음악퀴즈쇼를 표방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Q플레이어라 불리는 출연자들이 이를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모티콘을 활용한 기발한 시청자 퀴즈, 코믹한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문제 등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제한시간 안에 노래 제목을 몸으로 표현하는 코너 등은 과거 유명 프로그램이었던 ‘가족오락관’의 ‘고요 속 외침’을 연상시켜 어르신 세대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KBS는 모바일 퀴즈쇼와 결합한 ‘잼라이브 퀴즈방’을 편성해 예능 퀴즈 왕좌를 노린다. 기존의 참여형 퀴즈앱 잼라이브를 제작한 스노우와 KBS가 함께하는 라이브 퀴즈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실시간으로 참여해 1000만원 상금을 향한 도전에 동참할 수 있다. 

퀴즈를 통해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읽고, 보다 친절한 정보와 다채로운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동적으로 티비를 시청하는데서 벗어나, 시청자가 직접 TV를 보며, 앱에 접속해 퀴즈 풀이에 참여할 수 있고, 나아가 실시간 댓글을 통해 시청자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반면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고난도 문제를 통해 시청자에 도전욕을 자극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 끙끙 않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통해 웃음을 선사한다. 추론능력, 암기력, 공간지각능력, 창의력 등 여러 능력을 시험하는 문제들은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의 뇌를 구석구석 깨우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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