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심할 땐 귓속형보다 귀걸이형 보청기 착용을
난청 심할 땐 귓속형보다 귀걸이형 보청기 착용을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9.21 14:07
  • 호수 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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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난청의 증상과 치료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초기엔 여성‧어린이 등 고음의 말소리 잘 안들려… 이명 동반하기도

청력검사 필수… 보청기 착용해도 안 들리면 인공와우이식수술 고려

서울에 사는 김모(69) 씨는 몇 년 전부터 전화를 제때 받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핀잔을 들었다. 최근 물이 끓을 때 주전자가 삐~하며 내는 소리도 듣지 못하자 김씨는 병원을 찾았고, 노인성 난청을 진단받아 보청기를 착용하기로 했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노화 현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난청 질환으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12년 27만7000명에서 2017년 34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70대 이상(34.9%)이 가장 많았고, 60대(18.7%), 50대(14.9%) 순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 별다른 이유 없이 양측 귀가 서서히 안 들리기 시작하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은 고음부터 들리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라면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고, 보청기로도 청력을 회복할 수 없는 환자는 청각장치를 귓속에 이식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노인의 난청은 청각 이상에 따른 뇌 기능 저하로 인지기능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노인성 난청의 증상

난청 초기에는 말소리를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고음을 듣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고음영역은 주로 자음을 알아듣는데 관여하는데, 예를 들어 ‘밥’, ‘밤’과 같은 비슷한 말을 구별하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음정이 높은 여성이나 어린 아이의 목소리를 알아듣기 힘들어지고, 조용한 곳에서 들을 때는 불편함을 못 느끼다가도 주변이 시끄럽거나 교회와 같이 넓은 공간에서는 말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없게 된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리는 것 같이 들리고, 특정한 소리가 불쾌감을 일으키거나 지나치게 시끄럽게 들리며, 한쪽 또는 양쪽 귀가 울리거나 ‘우르릉’ 또는 ‘쉿쉿’ 하는 이명이 생기는 것도 노인성 난청의 증세다.

노인성 난청은 고음영역부터 들리지 않기 시작해 점차 저음영역으로 확대된다. 저음까지 들리지 않게 되면 말소리뿐 아니라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노인성 난청의 치료

그림=대한의학회
그림=대한의학회

귀가 안 들리기 시작하면 청력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노화현상으로 여겨 체념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등도 이상의 난청을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을 못 들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증, 치매의 발병과 같은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되면 먼저 보청기 착용이 고려된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시켜 주는 전자장치를 말한다. 착용 형태에 따라 크게 귀걸이형과 귓속형으로 나뉜다.  

최현승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각각의 보청기가 장단점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귓속형 보청기는 크기가 작고 출력이 약해, 난청이 심한 경우 귀걸이 보청기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마다 주파수별 청력이 다르고 보청기별로 기능 차이가 많기 때문에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1~2시간씩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면서 점차 착용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보청기 볼륨을 조절해 본인에게 적당한 소리 크기를 찾고, 그 소리에 익숙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청기에 적응하는 데는 대개 1~3개월이 걸린다.

양쪽 귀 모두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리를 듣지 못할 때는 귓속에 청각장치를 이식해 청력을 회복하는 인공와우이식술이 고려된다. 인공와우란 귀 안과 바깥에 기계를 설치해 소리를 듣도록 만든 인공 청각장치를 말한다.   

최 교수는 “인공와우이식술은 고도난청이 발생한 환자의 달팽이관 내 남아 있는 청신경에 직접 전기를 자극해 청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다”며 “최근에는 말소리 구분이 더욱 용이해져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을 지닌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노인성 난청의 예방

나이가 들면 청력 저하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알려진 위험 요인들을 피한다면 난청의 정도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먼저 큰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소음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귀마개 등의 적절한 보호 장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노인성 난청은 심혈관 질환과 그 관련 위험 인자와도 관련이 있다. 때문에 가지고 있는 질병을 잘 치료하는 등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이다. 그밖에 스트레스, 술, 담배, 약물 등이 난청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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