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 추진 논란… 승객 서비스, 기사 처우 개선 반드시 있어야
택시요금 인상 추진 논란… 승객 서비스, 기사 처우 개선 반드시 있어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0.05 10:59
  • 호수 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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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등 지자체들이 택시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기본요금을 3000원(3km)에서 최대 4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밝혀져, 인상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시업계는 기본요금이 5년간 동결돼 있었기 때문에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불경기에 가계 부담이 크고 서비스 개선 없이 요금만 인상되는 것 아니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2일 택시 노사와 시민사회, 전문가로 구성된 ‘택시노사민정협의체’를 열고 택시요금 인상 수준, 택시 운수종사자 처우, 승객 서비스 개선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올해 내 예상되는 택시요금 인상시 기사 처우를 내년도 ‘서울시 생활임금’ (시간당 1만148원‧월 212만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경우 택시 기본요금이 현재보다 15%(900~1000원) 가량 인상되고, 심야 할증 시간은 현행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 직후 요금 인상이 확정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자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에 서울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두고 진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확실한 인상폭과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어떤 수준이든 택시 기본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과 서울시 생활임금 등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 택시요금은 2013년 10월 이후 5년간 동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5년 만에 택시요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서비스와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기존에 알려진 사납금(법인 택시기사가 회사에 내는 돈) 6개월 인상 금지 등 외에 추가적인 강경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요금을 올려도 대부분의 인상분이 사납금을 인상한 회사측으로 흘러 들어간 그동안의 전례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택시요금까지 오르면 부담이 크다는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본요금이 1000원 오르면 인상 폭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2001년 1600원에서 2005년 1900원, 2009년 2400원, 2013년 3000원으로 4년마다 300~600원 폭으로 오른 바 있다.

다른 지자체도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중이다. 대구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 올리는 안을 확정짓고, 11월부터 인상요금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경기도, 전라북도 등이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택시는 대중교통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요금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택시기사 처우가 열악한 것도 사실이다.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사납금조차 제대로 벌지 못하는 택시노동자가 부지기수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결국 요금 인상이 승객과 기사 모두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선 서비스 개선과 기사 처우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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