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삼 대한노인회 서울 성북구지회장 “노인이란 이름 얻는 순간 잃는 것 많지만 일하면 되찾아”
조성삼 대한노인회 서울 성북구지회장 “노인이란 이름 얻는 순간 잃는 것 많지만 일하면 되찾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10.05 11:07
  • 호수 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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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노인회관 리모델링, 경로당 운영비 인상…‘노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 

구의회 의원들 ‘경로당활성화추진위원회’ 만들어 경로당 방문·지원 

지난 4월 연임된 조성삼(76) 대한노인회 서울 성북구지회장은 봉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집요하다. 조 지회장은 전임 지회장의 못다 이룬 숙원사업들을 오랜 세월 헌신적인 노력 끝에 하나씩 해결해낸 장본인이다. 그는 노인회관을 리모델링해 장애노인도 쉽게 출입할 수 있는 최적의 노인공간으로 변모시켰고, 경로당 운영비를 인상시켜 경로당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조 지회장은 이러한 공적이 인정돼 올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말, 서울 안암로에 위치한 성북구지회에서 만나 지회 발전에 쏟은 정력과 노인의 역할 등을 물었다.

-노인회관이 깨끗하게 지어졌다.

“원래 동사무소로 사용하던 건물로 지은 지 20년 가까이 돼 내외벽도 낡았고 특히 계단이 가팔라서 노인이 다니기엔 위험하고 힘들었다. 전임회장이 리모델링하려고 애를 많이 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구청, 구의회에서 지원을 해주어 작년에 계단 경사도 완만하게 낮추고 엘리베이터도 설치했다. 휠체어가 드나드는 통로를 만들어 장애인의 불편도 없앴다.”

지상 3층, 연면적 100여평의 지회 전용 건물로서 1층은 노인대학, 2층은 사무실, 3층은 회의실로 사용한다.  

-경로당 운영비 인상으로 숨통이 좀 트였을 것 같다.

“경로당 운영비가 10여년간 동결돼 어려움이 많았다. 10만원씩 인상해 전체 경로당에 50만원씩 지급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공과금, 식사 준비 등 경로당 살림에 보탬이 많이 됐고, 경로당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됐다.” 

-성북구에서 노인복지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듯하다.

“서울시의회 의원 출신의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노인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남다르다. 공기청정기는 기본으로 전체 경로당에 다 들어갔다. 면적이 좀 넓은 경로당에 노인 건강을 위해 헬스기구도 들여놓았고, 경로당에 쌀 500포 이상을 나눠주었다. 특히 구의회의 관심도 각별하다.”

-구의회는 어떻게 지원을 해주나.

“구의회 보건복지의원들이 ‘경로당활성화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전국에서 우리 구만 있는 특별한 기구일 것이다. 의원들이 경로당을 직접 찾아다니며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 지원해주는 일을 한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서울 성북구 전체 인구는 43만3000여명이고 노인인구는 6만7000여명이다. 성북구지회는 정릉·돈암·보문 등 20개동에 168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6500여명이다.

-경로당 규모·시설은 어떤가.

“경로당이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시설도 좋은 편이다. 대부분 아파트 경로당으로 사립이며, 구립 경로당은 30개 정도이다. 아파트관리사무소나 주민자치 동대표위원회에서 경로당 운영에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어 문제가 거의 없다.”

-현안이라면.

“굳이 찾는다면 몰라도 부족한 걸 모를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

-성북구는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인가.

“성북구가 ‘효의 고장’인 거 모르시나. 구청장이 성북을 ‘효의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애를 많이 쓴다. 공원, 쉼터 등 노인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아파트마다 많이 들어서 있다. 경로당에 나가면 혜택과 장점이 많다는 걸 노인들이 알고 많이들 찾아온다.”

조성삼 지회장은 경기 화성 출신이다. 50년 넘게 성북구에 터를 잡고 살아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젊은 시절 조 지회장은 금호그룹 산하 계열사를 다녔다. 이후 성지수출포장 회사 대표, 아성엔지니어링 중국지사 대표 등을 지냈다. 청수장학회 고문으로 있다.

-경영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한 것 같다.

“직장생활도 해봤고, 외국에서 큰 기업체도 운영해봤다. 돌이켜보면 인생에 큰 파도 없이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

-비결이라면.

“열심히 살았다는 것 외에 다른 게 없다. 근면성실하면 모든 역경을 이겨낸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만한 보답도 따르고….”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정릉에 있는 힐스테이트아파트 재개발에 관여하면서 이 아파트 경로당 총무로 노인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얼마 후 경로당 회장의 유고로 회장을 맡았다. 이후로는 순차적으로 노인회에 봉사하게 됐다. 지회 부지회장을 거쳐 지회장 선거에 당선됐고, 서울연합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왼쪽)으로부터 대통령표창을 받고 있는 조성삼 서울 성북구지회장.
박능후 복지부 장관(왼쪽)으로부터 대통령표창을 받고 있는 조성삼 서울 성북구지회장.

-올해 노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소감은.

“정말 저로선 상상도 못한 뜻밖의 큰상이다. ‘백세시대’ 신문 지면을 통해 지회 직원들과 서울연합회에 진실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지회로서도 자랑스럽고 감사할 일이다.”  

-교회에서 노인 관련 행사를 해왔다고.

“해마다 노인 관련 행사를 경로당 인근 성광교회의 협조를 받아 교회 본당에서 개최했다.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에게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주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을 계승하고 효에 대한 마음을 확산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청수장학회’는 어떤 일을 하나.

“교회 목사가 정릉의 ‘청수장’에서 이름을 따와 장학회를 만들었다. 매년 공부를 잘하지만 집안이 어려운 대학생 10명을 선정해 200만원씩 장학금을 주어오고 있다. 주민센터로부터 대상 학생을 추천 받아 장학회에서 심사해 결정한다.”

조성삼 성북구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서울 안암로에 위치한 노인회관 앞에서 단합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성삼 성북구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서울 안암로에 위치한 노인회관 앞에서 단합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인 인구 1000만 시대이다. 노인의 역할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노인이라는 이름을 갖는다. 그러나 노인이 되는 동시에 모든 것을 잃기도 한다. 그동안 세상을 살아오면서 쌓은 경험, 지식, 삶의 노하우를 더 이상 활용하지 못한 채 송두리째 잃어버린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제가 행사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면 노인은 축적된 경륜을 발휘해 젊은이들에게서 볼 수 없는 역량과 기지를 발휘한다. 자식의 부양 부담도 덜어주고 노인 스스로도 건강을 챙기며 경제적인 자립은 물론 사회 관계망과 지속적으로 연결돼 사회 구성원으로 소외되지 않고 살아간다는 말이다.”

조성삼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노인일자리 창출 등 노인복지정책을 만들고 대한노인회가 전국 조직을 통해 이를 성실히 실행한다면 우리나라 노인의 미래 삶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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