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대상 인터넷 쇼핑 교육은 필수
어르신 대상 인터넷 쇼핑 교육은 필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0.05 11:12
  • 호수 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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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을 보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 시간이 남아 지갑 매장도 둘러봤다. 급한 건 아니지만 낡은 지갑을 바꿀 생각이 있었기에 겸사겸사 여러 매장을 돌아봤다. 마음에 드는 지갑 몇 개를 발견했지만 당장 구매를 하지 않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 뒤 여윳돈이 생겨서 지갑을 사려고 했지만 막상 백화점에 다시 가기 귀찮아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사려고 했던 지갑들이 이월상품이 아닌 신제품임인데도 죄다 백화점보다 많게는 40% 가까이 저렴했다. 더 고민할 이유도 없어 그 자리에서 결제했다.

이러한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가 ‘쇼루밍’(showrooming)이다.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자세히 살펴본 뒤, 구매는 가격이 보다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현명한 소비고,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입장에선 얌체처럼 느껴지는 행동이랄까. 

막대한 임대료를 지불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몰과 가격 경쟁력에서 이기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기업에서는 오프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한 유명 의류기업에서 자사 쇼핑몰에서만 독점판매를 함으로써 온‧오프라인의 가격을 동등하게 유지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조치에도 오프라인이 겪는 어려움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베블런 효과(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하는데도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가 작용하는 명품 시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좀더 저렴한 물건에 소비자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온라인 쇼핑몰도 호재만 있는 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해외직구’라는 강력한 적이 등장해 자신들이 구축한 생태계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도 얼마 전 해외직구의 위력을 실감했다. 비행기로 운송되는 특성상 배송비가 많이 드는데도 원하는 제품을 절반 가격에 구입한 것이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이를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스마트폰 사용조차 버거운데 능숙하게 인터넷 쇼핑을 하길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긴 하다.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교육을 하고 있지만 메신저와 인터넷 검색 중심으로 진행해 정작 인터넷 쇼핑을 가르치는 곳은 많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것이 인터넷 쇼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스마트폰 활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는 만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보다 실용적인 스마트폰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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