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주 등 지자체, 휴대폰 활용한 똑똑한 문안서비스…고독사 예방 아이디어 ‘반짝’
부산‧광주 등 지자체, 휴대폰 활용한 똑똑한 문안서비스…고독사 예방 아이디어 ‘반짝’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0.12 14:39
  • 호수 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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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부산시, 고독사 위험군 통화‧문자메시지량 분석해 문안 서비스 실시

광주광역시 ‘1촌 맺기’ 통해 말동무… 서울 서대문구 이웃살피미 운영

최근 지자체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발휘, 적은 예산으로도 효과적으로 고독사 예방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이웃살피미들이 고독사 위험군 발굴을 위한 ‘사람사이 우체통’을 설치하는 모습.
최근 지자체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발휘, 적은 예산으로도 효과적으로 고독사 예방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이웃살피미들이 고독사 위험군 발굴을 위한 ‘사람사이 우체통’을 설치하는 모습.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구 모(65) 씨는 20년 전 혼자가 된 후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홀로 지내왔다. 지병을 앓는 등 어려움에 처했지만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 이로 인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구 씨는 최근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발을 내딛었다. 북아현동에서 고독사 예방 도우미로 활동하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이웃살피미’가 구 씨의 어려운 상황을 파악하고 밑반찬을 비롯, 매달 각종 지원을 해주게 된 것이다. 구 씨는 “어디 도움을 청하기 어려워 전전긍긍했었는데 찾아서 도와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고독사 문제로 골머리를 않는 지자체들이 돈이 덜드는 실용적인 아이디어로 효과적인 예방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고독사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만 이전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은 문제여서 마땅한 대응방법이 없었다. 이에 지자체들이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해결에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부산시는 휴대전화 수·발신 이력데이터를 분석해 안부 확인을 하는 ‘똑똑 문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부산에서만 50명이 고독사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시는 ‘휴대전화 통신 기반을 활용한 모니터링 및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똑똑 문안 서비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대상자가 일정기간동안 통화를 한 번도 하지 않거나 휴대전화가 꺼져 있는 등 통신기록이 없을 경우 연동된 시스템으로 알림 정보를 전송하게 된다. 아울러 곧바로 담당공무원에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자동 발송되고 담당 공무원은 대상자에게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하고 필요한 경우 주거지에 찾아가서 직접 안부를 확인한다.

6월부터 시스템 개발 및 서비스 신청자 접수를 시작해 지난달 중순까지 1360여명의 신청을 받아 현재 시범운영 중이다. 기존에 동작감지기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고독사 예방법은 각 가정마다 설치비용이 발생하지만 문안서비스는 이 비용이 들지 않고 2G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모바일기기와 통신망을 활용한 똑똑 문안서비스가 저렴한 비용으로 고독사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 될 것”이라며 “향후 유사서비스를 하는 구·군청의 시스템과 통합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이웃살피미’처럼 지역주민을 활용한 방법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올 4월부터 ‘1인 가구 복지 1촌 맺기’를 진행하고 있다. 동 주민센터에서 방문상담을 통해 가족관계, 건강·경제상태 등 생활실태를 파악하고 고독사 고위험군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복지통장, 부녀회, 마을희망지기단, 봉사단체, 종교단체, 민간단체 등 이웃주민을 활용해 복지 1촌을 맺어 주고 있다. 

복지 1촌은 안부 확인, 말동무, 생활실태 모니터링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연령대별 맞춤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장년층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신청을 지원하고 알콜중독이나 우울증이 의심되면 중독관리센터 및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자활 및 구직활동을 돕는다. 65세 이상 노인은 노인돌봄사업과 연계해 안부전화, 주1회 방문, 응급안전알림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황인숙 광주광역시 복지건강국장은 “고독사 예방을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성 회복이 필요한데 공공부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시민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24시간 켜져 있는 편의점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서울 강남구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등과 손잡고 지난달부터 편의점을 이웃 지킴이 거점 공간으로 활용한 고독사 예방에 나섰다. 1인 가구가 밀집된 논현동과 역삼동 내 GS25 편의점 118개를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동 단위 거점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이다.

해당 편의점 점주와 근무자는 위기가구 상시 신고 시스템인 ‘카카오톡플러스 강남 좋은이웃’을 친구 추가해 지역 내 위기가구 발견 시 신고하도록 했다. 또 몰라서 도움을 청하지 못했던 1인 가구들을 위해 편의점 시식대에는 ‘1인 가구 맞춤형 복지 안내문’을 비치했다. 

강남구는 사업성과를 검토한 후 관내 전 지역 GS25 편의점을 이웃지킴이 거점업소로 확대 지정할 계획이다.

장원석 강남구 복지정책과장은 “365일 24시간 영업이라는 편의점의 특성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점차 좁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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