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강아지길래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인기끌까
어떤 강아지길래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인기끌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0.12 14:51
  • 호수 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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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SNS‧서점가 등서 동물 콘텐츠 인기

[백세시대=배성호기자]

SBS ‘동물농장’,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시청률 고공행진

스타견 내세운 유튜브 팬 수십만명… 반려동물 관련 에세이도 강세

반려동물을 돌보눈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동물들의 활약을 다른 각종 TV 프로그램과 SNS가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수십만명의 팬을 거느린 반려동물 ‘히끄’, ‘달리’, ‘인절미’(왼쪽부터 순서대로)의 인스타그램 속 모습.
반려동물을 돌보눈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동물들의 활약을 다른 각종 TV 프로그램과 SNS가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수십만명의 팬을 거느린 반려동물 ‘히끄’, ‘달리’, ‘인절미’(왼쪽부터 순서대로)의 인스타그램 속 모습.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8월, 한 회사에서 키우던 새끼 강아지 두 마리가 봇도랑에 빠진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사람이 이를 발견해 구조에 나섰지만 한 마리밖에 구하지 못했다. 해당 구조자는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없어 유명 강아지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며 자문을 구했고 강아지에게 ‘인절미’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인절미는 새끼 특유의 발랄함을 보였고 구조자는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SNS를 개설했다. 현재 해당 SNS의 구독자는 개설 한 달 만에 95만명(10월 10일 기준)을 돌파하며 톱스타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가 1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동물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역시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문화의 바로미터인 TV예능프로그램에서 동물 예능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유튜브를 비롯한 새로운 매체에서도 인기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반려동물 프로그램은 바로 SBS ‘TV 동물농장’(이하 ‘동물농장’)이다. 2001년 첫 방송된 이후 17년 간 매주 일요일 아침을 책임지고 있다. 동시간대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시청률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람과 같이 사는 반려동물은 물론, 동물원과 희귀 동물에 관한 내용이 잘 어우러져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최근엔 유기견, 유기묘를 비롯해 동물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들을 조명하고, 이들과의 공존 문제, 그리고 불법 사육 및 투기 등 학대받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동물권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 

2015년 첫 방송을 시작한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도 골수팬을 확보하며 동물농장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개통령’으로 불리는 동물전문가 강형욱이 직접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만나 그들의 행동을 살핀 후 문제를 교정시켜주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제목 그대로 개들의 행동 뿐 아니라 행동이 유발된 심리적인 원인까지 세세하게 살펴보며 문제의 원인에는 반드시 반려인도 포함돼 있다고 밝힌다. 동물농장과 달리 개를 전문으로 하면서 애견인들이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10월 8일 종영한 MBN ‘우리 집에 해피가 왔다’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예능계 최고 블루칩으로 떠오른 김수미 등 유명 연예인들이 유기견을 돌보는 내용을 다루면서 호평받았다. 

직접 키우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반려동물을 돌보는, 일명 랜선 집사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랜선 집사란 인터넷망과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랜(LAN)선’과 동물을 키우는 주인을 가리키는 ‘집사’를 합친 신조어다. 온라인상에서 영상, 사진 등을 통해 동물 보는 걸 즐긴다고 해 뷰니멀(본다는 뜻의 뷰와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의 합성어) 족이라고도 불린다. 

실제 50대 이상 시니어들 중에도 유튜브를 통해 동물 영상을 즐겨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김선재(65) 씨는 스마트폰 구입 후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수년간 써오다 최근 동물 영상 보는 재미에 빠져 무제한 요금제로 갈아 탔다. 김 씨는 “알레르기가 심해 개를 키울 수 없어 영상을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콘텐츠는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가 올 상반기 채널을 분석한 결과 노래·춤, 먹방, 미용에 이어 반려동물 관련 방송이 가장 많이 성장했다. 동물 관련 콘텐츠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크림히어로즈’는 일곱 마리 고양이의 일상을 전하는 채널로, 토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9시 생방송을 진행하는데 구독자 수가 170만명(10월 10일 기준)에 달한다.

다섯 마리 고양이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수리노을’(구독자 86만명), 대형견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소형견 포메라니안의 일상을 담은 ‘소녀의 행성’(54만명), 시바견 2마리가 주인공인 ‘시바견 곰이탱이’(15만명) 등도 인기가 높다.

랜선 집사들의 열렬한 지지 덕에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동물도 있다. 인절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달리(팔로워 35만 명)’는 다리가 불편한 유기견이었지만, 2013년 현재 주인을 만난 후 SNS 스타견으로 부상했다. 달리는 인천공항 명예홍보견에 위촉되는가 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익광고에도 출연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서점가로도 이어진다. 달리와 주인 달숙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달려라 달리’, 인스타그램 팔로워 15만여 명을 보유한 제주 고양이 히끄의 ‘히끄네 집’, 고양이 순무(팔로워 23만여 명)의 성장 과정을 담은 ‘순무처럼 느려도 괜찮아’ 등 스타 반려동물과 동거인의 일상을 그린 에세이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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