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올해 중국법인 매출 2억8000만 달러 전망
농심, 올해 중국법인 매출 2억8000만 달러 전망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10.16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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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차별화‧현지화 마케팅으로 중국 입맛 사로잡아
‘제 17회 신라면배 바둑대회’에서 한국 이세돌 9단(왼쪽)과 중국 커제 9단이 대국을 두고 있다. 농심은 중국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자사 인지도와 신라면 브랜드를 동시에 부각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농심.
‘제 17회 신라면배 바둑대회’에서 한국 이세돌 9단(왼쪽)과 중국 커제 9단이 대국을 두고 있다. 농심은 중국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자사 인지도와 신라면 브랜드를 동시에 부각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농심.

[백세경제=라안일 기자]농심이 중국법인의 올해 매출액을 2억80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시장을 진출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농심은 1999년 중국사업을 시작한지 20년만에 누적매출액이 2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16일 밝혔다. 농심 해외법인 최초의 기록이다.

특히 올 상반기 농심 중국법인의 매출액은 약 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2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진출 첫해 매출액 700만 달러에 비해 40배 늘어났다.

타 산업과 달리 식품은 자국 식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터라 식품업체들이 외국에서 쉽게 성공하기 힘들지만, 농심은 한국라면으로 20년 이상 성장을 이어왔다.

농심은 외국기업이 쉽게 성공하기 힘든 중국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한 이유로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된 마케팅’을 꼽았다.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광고나 마케팅 등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하는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이 통했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먼저 농심은 ‘우리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는다’는 전략 아래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신라면과 너구리 등을 시장에 내놓았다.

현지화된 제품과는 달리 한국의 얼큰한 맛은 물론 제품의 규격, 디자인, 브랜드까지 그대로 시장에 선보였다.

또한 한국식 ‘끓여먹는 라면 문화’도 그대로 가져갔다. 중국은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먹는 ‘포면(包面) 문화’가 보편적인데 농심은 한국의 라면 조리법으로 승부를 봤다.

초기에는 낯선 식문화에 많은 소비자들이 외면했지만 현재는 중국 현지 유명 라면업체들도 끓여먹는 라면 신제품을 출시할 만큼 한국식 라면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정서와 문화를 접목한 대표적인 마케팅 활동으로는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꼽을 수 있다. 중국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辛라면을 각인시킨 辛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심은 중국 진출 당시 바둑열기가 높은 중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농심의 인지도와 신라면 브랜드를 동시에 부각시키고자 1999년 7월 (재)한국기원과 함께 국가대항전인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창설했다. 기업의 제품명을 대회 타이틀로 내세우기는 세계기전 중 신라면배가 처음이었다.

제1회 대회는 한국의 조훈현, 이창호, 중국의 마샤오춘, 창하오, 일본의 요다노리모토 등 세계 정상급 기사들이 참가해 바둑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농심으로선 바둑대회 목적이 중국시장 공략에 있는 만큼 중국에서 마케팅과 홍보를 최대한 집중했다.

중국에서 두 차례 치러지는 대회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대국을 관전하기 위해 대국장이나 TV앞에 모여들었고 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라면 소비로 이어졌다.

특히 중국이 처음 우승했던 제9회 대회는 중국 전역 700여개 언론사를 통해 집중 보도됨으로써 수백억원에 해당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매년 중국에서 치러지는 결승대회는 중국 CCTV, 상해TV, 인민일보 등 다수의 중국 언론사에서 보도할 정도로 관심이 크다.

신라면배의 흥행은 초창기 중국사업에 돌파구가 됐다. 조인현 중국법인장은 “언론보도와 입소문 등의 광고효과는 특약점과 대형마트 입점 등 유통망 확대를 가져왔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신라면배가 사업의 난관을 헤쳐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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