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개장한 마곡지구 ‘서울식물원’, 뉴욕 센트럴파크를 꿈꾸는 서울 서남권 랜드마크
임시 개장한 마곡지구 ‘서울식물원’, 뉴욕 센트럴파크를 꿈꾸는 서울 서남권 랜드마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0.19 19:28
  • 호수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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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현재 3100여종 갖춰… 내년 5월 정식 개장 맞춰 8000여종으로 확대

열린숲‧주제원‧호수원 등으로 구성… 아파트 8층 높이 온실은 이국적

축구장 70개, 여의도공원 2배에 달하는 마곡지구 서울식물원이 지난 10월 11일 임시개장해 손님맞이에 나섰다. 이번 개장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5월 정식으로 문을 열때 반영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식물원의 모습.
축구장 70개, 여의도공원 2배에 달하는 마곡지구 서울식물원이 지난 10월 11일 임시개장해 손님맞이에 나섰다. 이번 개장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5월 정식으로 문을 열때 반영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식물원의 모습.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 3번 출구를 나오면 두 가지 상반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에는 신도시를 상징하는 멋진 빌딩이 늘어서 있고 반대쪽엔 뉴욕 센트럴파크를 연상시키는 도심 속 공원, 서울식물원이 눈에 들어온다. 임시 개장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서울 서남권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떠오른 서울식물원은 도시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방문객들에게 선사하며 내년 5월 정식개장을 기대케 하고 있다. 

10월 11일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된 서울식물원은 식물원과 공원이 결합된 보타닉공원을 표방하고 있다. 면적은 50만4000㎡로 축구장(7140㎡) 70개 크기로 여의도공원(22만9000㎡)보다는 2배 가량 크고 어린이대공원(53만6000㎡)과는 비슷하다.

서울시가 2013년 8월 마곡첨단산업지구 한가운데 역사·생태·문화·산업을 융합한 식물원을 만들겠다며 발표한 ‘마곡지구 서울 화목원(가칭) 조성 기본계획안’을 통해 처음 윤곽을 드러냈고 2015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됐다. 이후 지난달 29일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개통되고, 마곡중앙광장이 개방되면서 식물원 주변 접근성과 편의성이 갖춰진데다 공원건축물 등 시설이 준공됨에 따라 서울시는 임시 개방을 결정했다.

통상 식물원이나 수목원은 식물이 새 환경에 적응하고 수목이 무성한 모습을 갖추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임시 개방 이후 시범 운영기간을 갖는다. 실제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도 2016년 9월 임시 개방 이후 2년 반 만인 올해 5월에 정식으로 개원했고 국립생태원(충남 서천군 소재)도 2013년 3월 개방 이후 9개월 뒤인 12월 정식 개원한 바 있다.

독특한 외관이 인상적인 ‘식물문화센터’
독특한 외관이 인상적인 ‘식물문화센터’

이로 인해 현재 서울식물원을 방문하면 식물종수에 관해선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식물원은 310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고 추후 수집과 교류, 연구, 증식 등을 통해 8000종까지 확보한다고는 하지만 체감 상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메인 온실인 ‘식물문화센터’ 외에도 공원 곳곳에 수많은 꽃과 나무가 식재돼 있지만 어떤 종인지 설명이 부족해 식물에 조애가 깊지 않은 대다수의 시민들의 눈에는 다 같은 식물로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식물원을 충분히 방문할 만하다. 미완이긴 해도 ‘주제원’,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등으로 구성된 공간은 도심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아들 부부와 함께 공원을 찾은 고일남(69) 씨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식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내년 봄 정식 개장 때 다시 한 번 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제원은 ‘식물문화센터’와 이를 에워싸고 있는 8개의 주제정원으로 구성된다. 다른 공간이 24시간 어느 때나 방문이 가능한 것과 달리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매주 월요일 휴관) 운영된다. 특히 직경 100m, 아파트 8층 높이(최고 28m), 7555㎡ 규모의 식물문화센터는 열대지방과 지중해에서 자라는 식물을 전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수십종의 다양한 선인장을 비롯한 열대‧지중해 식물을 보다보면 마치 외국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겨울에도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붕은 유리보다 빛 투과율이 우수한 특수비닐(ETFE)을 적용했는데 이로 인해 둘러보다면 금세 땀이 난다. 가급적 얇은 상의를 입고 그 위에 외투를 입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은 열린숲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나무, 벚나무 등이 심어진 드넓은 잔디마당이 있어 층간소음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공놀이 등을 하며 맘껏 뛰놀 수 있다. 다만, 오후에는 햇볕이 강한 편이고 많이 사용하는 간이 텐트도 칠 수 없어 이에 대한 각자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자전거와 퀵보드 등 바퀴달린 이동 수단은 공원 내에서 탈 수 없지만 반려동물과의 산책은 가능하다(주제원은 출입불가). 

사색이나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수원과 습지원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나란히 붙어있는 호수원과 습지원은 둘레가 약 1.7km에 이른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면 러닝코스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호수원과 습지원에는 수십개의 벤치가 곳곳에 조성돼 있어 샌드위치 등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기분 전환도 할 수 있다. 

이원영 서울식물원장은 “오랫동안 서울식물원의 개장을 고대해 오신 시민 여러분을 위해 임시 개방한다”며 “이 기간 동안 방문객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 개선할 예정이며 시민이 만족하는 공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사진=조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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