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오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송파구지회장 “우정연수원 다녀온 경로당 회장 확실히 변해…모든 일에 앞장서”
윤병오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송파구지회장 “우정연수원 다녀온 경로당 회장 확실히 변해…모든 일에 앞장서”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10.26 10:49
  • 호수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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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올 4월 연임…“지회 건물 마련, 직원 처우 개선에 마지막 봉사할 터” 

25년 교육계 종사…중앙회 교육에 빠짐없이 참석 “남다른 교육 열정”

“경로당 회장들이 무주 다녀온 걸 자랑삼아 얘기한다.”

윤병오(80)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송파구지회장은 무주 우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난 경로당 회장들의 변화된 모습을 이같이 전했다. 10월 중순,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에 위치한 지회회관에서 만난 윤 지회장은 “교육을 받은 회장들은 생각도 행동도 달라지더라. 하다못해 빗자루를 들고 경로당을 청소한다”고 말했다. 25년간 교육계에 종사한 원로답게 교육의 가치와 소중함을 강조한 발언이다.

윤 지회장은 지난 4월, 지회 총회에서 10대 지회장에 연임됐다. 서울연합회 부회장, 운영위원장으로 있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행사서 자주 뵙는다.

“중앙회 주관의 교육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한다. 올해 5월 시작한 교육 프로그램 ‘시니어 아카데미 위풍당당 인생3모작’ 강의도 들었다.”

-어떤 점이 좋은가.

“사회 저명인사들의 경륜과 지식이 녹아든 특강이 지회 운영에 도움이 된다. 국무총리를 지낸 분, 동서한방병원 원장 같은 수준 높은 강사들의 강연 내용을 총회 같은 때 인용하기도 한다.”

-경로당 회장의 우정연수원 교육에도 관심이 많겠다.

“지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40명을 배정 받아 다녀왔다. 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지회 중 하나다. 경로당 회장의 행동과 의식 변화를 위해 중앙회에서 많은 투자를 해 좋은 교육 환경을 조성해놓았으니 구에서도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결과 협조가 잘 되고 있다.”

-경로당 회장들이 어떻게 변하던가.

“전에는 ‘난 그저 여기 회장만 하면 돼’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던 이들이 솔선수범하는 리더로 바뀐다. 제가 회장들을 인솔해 상경하면서 교육 소감도 묻고 지회 운영 비전 같은 소신도 밝힌다. ‘지회에서 하는 일이 뭐 있나’는 식의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일부 회장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어떤 이는 ‘또 보내 줄 수 없느냐’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송파구는 어떤 구이며, 지회 현황은 어떤가.

“과거 경기도 광주군 중대면 송파리였던 송파구는 강남구, 강동구에서 1988년에 분리돼 나왔다. 인구 67만여명 중 노인은 8만여명이며, 풍납·방이·잠실 등 26개 동을 두었다. 서울에서 노인이 가장 많은 구로 알려져 있다. 면적도 두 번째로 넓다. 164개 경로당 중 구립경로당이 46개이며 대한노인회 회원은 8000여명이다.”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도시인가.

“송파는 글자 그대로 소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산 좋고 물 맑은 강변마을이란 뜻으로 백제의 도읍지였다. 과거 서울에서 소비하는 채소를 이곳에서 재배해 배로 마포, 뚝섬 등지로 실어 날랐다. 88 서울올림픽과 86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지역으로 올림픽공원, 롯데타워, 석촌호수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석촌호수 서울놀이마당에서 주말마다 송파산대놀이, 국악 등 공연이 열린다. 3000석 되는 관람석 중 2000석은 노인들로 가득 찬다.”

-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았다.

“아파트 소유 노인들이 많지 않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사립경로당은 널찍하고 현대화 됐지만 구립경로당은 열악하다. 부근의 패밀리아파트경로당은 관리사무소에서 100만원씩 운영비를 지원해줘 쌀, 반찬 걱정 없이 지내는데 반해 구립은 도와주는 곳이 없어 어렵다.”

-구립경로당 지원 방법은.

“구청에 공동모금회가 생기고 난후로는 과거처럼 노인회에 직접 지원을 해주는 독지가도 없다. 모든 기부가 일단 구청으로 모인 다음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간혹 기부자가 특정 단체를 지정한다면 모를까.”

윤 지회장은 이어 “한 독지가로부터 받은 기부금 40만원을 164개 전체 경로당에 균등하게 나눠줄 방법을 찾다가 직원들과 논의한 결과 모범경로당에 김치 10kg씩을 나누어주는 식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윤병오 서울 송파구지회장이 제20회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시니어 올림픽 행사장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 끝이 조인걸 사무국장.
윤병오 서울 송파구지회장이 제20회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시니어 올림픽 행사장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 끝이 조인걸 사무국장.

-연 평균 경로당 운영비는.

“경로당 회원 수에 따라 운영비가 다르게 지급돼 추정이 어렵다. 600만원이 되는 곳이 있는가하면 300만원 되는 경로당도 있다.”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는 이상 회원 확보는 걱정 없겠다.

“4년 전 지회장으로 왔을 때 경로당이 120여개였다. 계속 늘고 있다. 지회 앞 가락아파트단지에 4개가 들어섰고, 위례신도시에도 7개가 생겼다. 그렇지만 회원배가운동은 계속하고 있다.”

-경로당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시간 나는 대로 경로당을 순회한다. 올해만 벌써 전체 경로당을 3번 돌았다. 저처럼 자주 방문하는 지회장도 드물 것이다. 경로당 회장들로부터 운영의 어려움도 듣고 회원들과 잠시 놀아주기도 한다. 음료수 박스라도 들고 가야 환영 받는데 지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려움이 많다.” 

-어떻게 해결하나.

“시에서 나오는 업무추진비와 중앙회의 직책수행경비를 쓰고 있고 부족한 부분은 사비로 충당한다.”

-경로당 현안이라면.

“반찬 좀 먹게 해 달라는 거다. 거여·마천동의 경로당들은 선풍기조차 없었다. 지회장이 되고나서 구청에 졸라 에어컨을 넣어드렸고 작년에는 공기청정기를 전체 경로당에 보급했다.”

윤 지회장은 25년간 교육계에 몸담았다. 경기도 교육공무원, 한영학원재단 사무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송파 단위 농협 이사(2번), 민주평통 송파구지회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송파경로당 전임 회장과의 인연으로 경로당 회장을 6년 했다. 제가 송파에서 6대째 살고 있다. 지회 근처 100년 역사를 가진 중대초등학교의 총동창회장을 지냈다. 지역 인적 네트워크가 그만큼 넓다는 의미다. 경로당 회장 중에도 동문이 20명이나 된다. 그런 배경으로 4년 전 지회장 선거에 무난히 당선됐다.”

-지난 4년간 역점을 둔 사업은.

“경로당 회장을 해봐 누구보다 경로당 애로사항을 잘 안다. 제가 지회장 되면 기본적인 것들을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회장들이 현재까지는 쌀 걱정 안하고 운영비도 많이 올려놓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회 건물 마련과 동고동락하는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다. 50년 간 두 차례 리모델링을 했지만 여전히 비가 새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3층의 노인대학 강당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인순 국회의원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고, 신임 구청장도 당선 직후 가장 먼저 지회를 찾아와 구두약속을 했다.”

윤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인이 됐다고 좌절하지 말라. 저는 아침에 넥타이 매고 출근할 데가 있는 현재의 삶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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