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 불규칙한 부정맥… 환절기에 특히 조심
심장박동 불규칙한 부정맥… 환절기에 특히 조심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0.26 14:21
  • 호수 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정맥의 증상과 치료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정상 맥박은 분당 60~100회… 불규칙적으로 빠른 ‘세동’이 가장 위험

약물이나 고주파 절제술로 치료… 기온 낮은 아침 운동은 삼가야

이종식(67·가명) 어르신은 몇 년 전부터 가슴에 심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성격이 예민해서 그러려니 하면서 증상을 참고 지냈던 이씨는 최근 갑자기 극심한 고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심전도 검사를 통해 ‘부정맥’을 발견한 이씨는 약물 치료를 받았고 회복할 수 있었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경우, 또는 불규칙한 상태를 말한다. 심장은 자발적으로 전기 자극을 만들어 심장근육을 수축시킴으로써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데,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잘 전달되지 않아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부정맥이 있으면 가슴 부위가 답답하거나 어지러움, 호흡곤란,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엔 심장마비나 급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정맥은 전체 돌연사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해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린다. 특히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부정맥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더 커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정맥의 증상

부정맥은 크게 서맥과 빈맥으로 구분한다. 심장은 보통 1분에 60~100번을 규칙적으로 뛰는데, 심장박동이 분당 60회 미만으로 느리면 ‘서맥’, 분당 100회 이상 비정상적으로 빠르면 ‘빈맥’이라 한다. 빈맥 중 불규칙적으로 뛰는 경우에는 ‘세동(잔떨림)’으로 분류한다.

서맥인 경우에는 몸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기운이 없거나 어지럽고, 심하면 실신을 하게 된다. 반대로 심장박동이 지나치게 빠른 빈맥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슴 통증이 생기거나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빈맥은 심장마비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빈맥 중 가장 흔한 부정맥은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방의 각 부분에 무질서한 떨림이 발생하고 맥박이 매우 불규칙한 상태를 말한다. 70~80세 이상의 고령자 10명 중 한 명이 심방세동이 있을 만큼, 나이가 많을수록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의 주요 증상은 가슴이 심하게 뛰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체한 듯한 느낌, 어지럼증, 식은땀, 가슴 통증 등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한 전조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부정맥의 치료

부정맥이 의심되면 심전도 검사를 한다. 심전도 검사는 가슴 부위, 팔, 다리에 전극을 연결해 심장의 전기적 활동 상태를 기록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증상이 불규칙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번 검사를 하거나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서맥은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지럼증, 피곤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가 필요하다. 전기를 만들지 못하거나 전기를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원인인 경우에는 인공심박동기를 삽입해 치료한다.

빈맥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과 아랫부분인 심실 중 어느 곳에서 발생했느냐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심장박동이 6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는 ‘서맥성 부정맥’이 있으면 인공심박동기(인공심장조율기)를 체내에 삽입해 심장 내부에 규칙적인 전기리듬을 발생시켜 치료할 수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심장박동이 6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는 ‘서맥성 부정맥’이 있으면 인공심박동기(인공심장조율기)를 체내에 삽입해 심장 내부에 규칙적인 전기리듬을 발생시켜 치료할 수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심방세동은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거나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실시해 치료할 수 있다. 심방세동의 문제점 중 하나는 혈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으로, 이 혈전은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중풍)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심방세동으로 인해 혈전이 생길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혈전 예방약을 처방받는다. 초기 단계에는 약물 치료를 하지만, 재발하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고려한다. 

심실 기능에 장애가 있다면 제세동기 삽입 치료를 할 수 있다. 삽입형 제세동기는 치명적인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을 자동으로 감지해 순간적인 전기 충격으로 심장 박동을 본래대로 되돌리는 기기를 말한다. 

◇부정맥의 예방

부정맥이 있다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보완이 가능하다. 금주, 금연, 적정 체중 유지는 필수적이다.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부정맥으로 인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기온이 낮은 이른 아침과 저녁에는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가슴 통증이 있거나 답답함을 느낄 때는 운동을 멈추고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정맥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정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 부정맥질환이나 돌연사를 경험했거나 최근에 두근거림, 호흡곤란, 흉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상훈 동탄시티병원 내과 원장은 “모든 부정맥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환자의 상태와 부정맥의 종류에 따라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도 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