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웰다잉 전도사가 활동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기고]웰다잉 전도사가 활동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 류성무 수필가
  • 승인 2018.11.02 13:33
  • 호수 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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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무 수필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오계(人生五計)를 세운다.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생계‧生計) 몸을 어떻게 관리할지(신계‧身計) 꼼꼼히 정하고 가족을 어떻게 지킬 것이며(가계‧家計), 노후를 어떻게 보낼지(노계‧老計) 충분히 고민한다. 다만 사계(死計), 죽음에 대한 생각과 준비는 소홀한 편이다. 중국 유교의 5대 경전 중 하나인 서경에는 오복(五福)이 등장하는데 역시 고종명(考終命)을 마지막에 강조한다. 고종명을 우리말로 바꾸면 죽음의 복인데 요새 쓰는 웰다잉과 뜻이 같다. 살아온 인생을 차분히 정리하고 임종 시에는 자손들을 한자리에 모아 마지막 이별의 고해성사(告解聖事)를 하고 존엄하고 품위 있게 떠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2014년 4월 김천시지회 부회장으로 있을 당시 가나안농군학교와 대한노인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웰다잉 전도사 과정 제7기 교육을 수료하고 교육수료증을 받았다. 웰다잉 교육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며 품위 있는 죽음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실천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남의 죽음에는 관심이 많고 자기 죽음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
2016년 국회에서 존엄사법(일명 웰다잉법)이 통과됐고 1년 유예기관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두면 종전과 같이 무의미한 인위적인 연명치료를 포기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했다. 
문제는 국가가 이러한 제도를 만들고도 홍보가 부족해 여전히 환자들도 고통받고 막대한 의료비가 허비되고 있다. 필자가 교육받은 가나안농군학교에서도 수백명의 웰다잉 전도사를 배출했지만 정작 활동무대는 거의 없다.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면 모든 행위의 연명치료를 포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를 잘 모르는 노인들이 많다. 
필자는 전도사 교육을 수료한 후 자체적으로 김천시지회 노인대학 등에서 수차례 웰다잉 교육을 진행했다. 다만 지원이 없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웰다잉 전도사 교육 당시 강사로 나섰던 최영숙 백석대 교수가 대한웰다잉협회장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욕적인 최영숙 회장 덕분에 서울‧경기 지역 등에서는 웰다잉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경북 김천시 지역에는 여전히 이에 대한 교육이 없어 문의해보니 곧 시작될 것이라는 기약 없는 답변만 돌아왔다. 
사전의료의향서 작성도 중요하지만 웰다잉 교육은 막연했던 죽음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남은 인생을 보다 활기차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이 된다. 이를 위해 수많은 전도사들이 활약할 준비도 마쳤다. 대한민국 노인들이 하루 하루를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루 빨리 활발한 교육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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