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뜬구름
[디카시 산책] 뜬구름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8.11.02 13:34
  • 호수 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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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구름 위에 또 첩첩구름

 

저걸 잡으려고 

얼마나 많은 허방에 

발이 빠졌을까요

**

뜬구름을 잡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안개처럼 흩어져버리는 것이 뜬구름인데 왜 사람들은 늘 저렇게 모였다가 순식간에 흩어져버리는 구름에 마음을 빼앗긴 채 허방에 발이 빠져 허우적거리는 걸까요. 몸은 둥둥 갈피를 못 잡고 떠다니는데 지상에 내리고 싶어도 너무 멀리 떠나버려 도무지 방향을 잡을 수 없는 걸까요. 무작정 흘러가다 어느 순간 아무것도 없을 때 그때는 너무 늦어버릴 텐데, 누군가 곁에서 손을 잡아 끌어준다면 허방에 빠지는 일은 없을 텐데. 올려다보면 아름답지만 내려다보는 건 너무 아득합니다. 멀리 있을 때는 동경하지만 막상 앞에 닥칠 때는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뜬구름을 쫓아갈 수는 없습니다. 언제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신기루니까요. 세상이 팍팍하고 살기 어려워질수록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사기꾼의 말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그저 오는 행운은 없습니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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