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 환자, 저체중이 비만보다 더 위험
스텐트 시술 환자, 저체중이 비만보다 더 위험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1.02 14:42
  • 호수 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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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서울백병원 연구팀 추적 조사 결과

저체중 환자, 관상동맥 석회화로 사망위험 증가

“비만이 병 예방한다고 볼 순 없어… 적정 체중이 중요”

저체중인 사람이 비만인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에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홍성진 교수팀, 서울백병원 심장내과 김병규 교수팀은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스텐트’ 중재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저체중 환자들이 정상 체중 또는 비만인 환자들보다 시술 후 주요 심뇌혈관 합병증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국 주요 병원 26곳에서 스텐트 중재시술을 받은 5264명 환자들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체질량지수(BMI‧kg/㎡)에 따라 저체중(18.5 미만), 정상 체중(18.5 이상~25 미만), 과체중(25 이상~30 미만), 비만(30 이상) 등 4개 그룹으로 나누고 합병증 발생률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과체중 그룹이 합병증 위험이 가장 낮고 저체중과 고도 비만으로 갈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김병극 교수는 “과체중 경계인 BMI 지수가 24.5를 기준으로 1이 낮아질 때마다 1년 내 주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7%씩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심장혈관 질환 관련 사망위험에서 정상집단 대비 저체중집단이 2.36배에 달하는 반면 비만집단은 0.72배로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아울러 1년 이내 중재 시술을 다시 받는 재시술 비율 또한 저체중집단은 정상 체중 환자들 대비 3배 이상에 이르렀으나 비만인 환자들은 0.74배에 머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에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중재시술을 받은 저체중 환자들의 관상동맥 석회화 비율이 다른 집단보다 높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혈관 석회화는 혈관 벽에 칼슘이 다른 노폐물과 함께 축적되면서 동맥혈관을 좁아지게 하고 탄력성을 잃게 하여 관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저체중 집단에서 혈관 석회화가 있는 비율은 20%로 정상집단 9.2%, 과체중집단 6.4%, 비만집단 5.0%와 비교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체중이 기본적으로 영양섭취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만큼 저체중집단의 전신 건강이 정상집단이나 비만집단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원인으로 제시됐다.

저체중을 초래하는 암이나 자가 면역질환,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동반질환에서 기인한 위험이 심장혈관 및 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였을 가능성도 이러한 결과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돼야 하며 환자들의 불필요한 체중 증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비만으로 갈수록 당뇨나 고혈압, 혈중 내 지질 또는 지방성분이 과다한 ‘이상지질혈증’ 발병 빈도가 같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만을 스텐트 시술 후 심혈관질환의 예방 요소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연구 결과는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통한 각자 체형에 따른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로 제한적으로 이해돼야 한다”면서 “관련 의료진들에게는 혈관 중재 시술을 받았거나 그 대상자가 될 수 있는 예비 환자의 관상동맥 석회화에 대한 진단과 치료 및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환자 체중관리를 좀 더 철저하게 병행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연구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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