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식사는 어떻게 "위암 수술 후 육류 섭취 땐 살코기만 드세요"
암 환자 식사는 어떻게 "위암 수술 후 육류 섭취 땐 살코기만 드세요"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1.02 14:43
  • 호수 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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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영주기자]

대장암 환자 감, 옥수수 등 섭취는 장폐색 위험… 수술 후 8주까지 조심

갑상선암, 요오드 치료 시 해조류 섭취 자제… 폐암‧간암, 골고루 먹어야

누구나 건강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암 환자라면 식생활은 더 중요하다. 식사는 환자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암 환자는 자신의 성향과 병의 특성, 소화기관의 상태 등에 따라 식생활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등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암의 종류별로 식생활을 알아본다.

◇위암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은 위암이다. 위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로 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잘라내야 한다. 때문에 위 절제 수술 후에는 음식물의 저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고, 음식물이 소장으로 바로 넘어가 소장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위는 신축성이 뛰어나다. 남아 있는 위가 조금씩 적응해 나가며, 소화 흡수 능력이 점점 좋아질 수 있다.

위암 수술 후에는 미음, 죽, 된죽, 진 밥, 일반 밥의 단계로 식사를 진행하게 된다. 각 단계는 수술 범위나 회복 정도 등 환자의 상태별로 적용 시기와 기간이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미음 단계를 제외하고 일주일 정도의 적응 기간을 갖는다. 중요한 것은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조금씩 자주,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것이다. 또 식사 중에는 수분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식품 종류별로 살펴보면, 곡류는 소량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단, 수술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잡곡밥보다는 쌀밥 위주로 먹는 것이 권장된다. 단백질 보충에 도움이 되는 고기를 섭취할 때에는 질기거나 기름이 많은 겉껍질 등을 제거하고 살코기만 먹는 것이 좋다. 생선은 조림, 구이 등으로 부드럽게 조리해 먹고, 채소도 가능한 부드럽게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과 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음식 등은 위에 부담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에 해당하는 식품으로는 더덕, 도라지, 고구마순, 미나리 등의 섬유소가 많아 질긴 채소류와 대추, 파인애플, 과일 껍질 등의 과일류가 있다. 또 말린 채소나 과일, 육포, 건오징어 등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찰기가 강한 떡,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감과 바나나도 섭취 시 각별히 조심해야 하며 한꺼번에 많이, 또는 자주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위암 수술 후 체중 감소가 지속된다면 전체 식사량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식사 횟수를 더해서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양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위암 수술 후 회복이 끝난 후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가급적 싱겁고 심심하게 먹도록 한다. 대부분의 위암 환자들은 수술 후 1년이 넘으면 거의 정상적인 식생활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급하게 먹거나 과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장암

위암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은 암은 대장암이다. 대장도 소화기관의 하나로, 먹는 것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장암 수술 후 환자식은 초기 회복기가 특히 중요하다. 초기 회복기는 약 6~8주까지다. 수술 후 8주 전후로 식생활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회복에 따라 서서히 정상식사로 진행해야 하는데, 음식은 골고루 먹되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장폐색을 유발하는 감은 장을 막히게 하거나 장 점막을 눌러서 괴사시킬 수 있으므로 대장암 환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밖에도 팝콘, 옥수수, 파인애플, 과일이나 야채의 껍질과 씨, 코코넛, 너트 등이 장폐색 유발 식품에 해당하므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 한 달이 지나면 딱딱하거나 자극적인 요리를 제외하고 비교적 일상적인 식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영양의 질을 따져, 한 두 종류의 단백질 반찬과 매끼 다른 채소류 반찬, 과일, 유제품 등을 매일 갖춰 먹는 것이 권장된다. 

대장암 수술 중에는 배설기관인 직장과 항문을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땐 복부에 인공 항문인 장루를 만들어 항문의 기능을 대신하게 하는데, 이 경우 환자는 무엇보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갑상선암, 폐암, 간암

갑상선암 환자에게 특별히 좋거나 나쁜 음식은 없다.

다만,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은 치료 시작 전에 요오드가 든 음식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와 가공된 곡물 등이 대표적이다. 천일염 속에도 요오드가 많으므로 천일염이 들어간 각종 양념을 멀리하고, 정제된 소금을 사용해야 한다.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은 치료 1~2주 전부터 섭취를 제한하면 된다. 

폐암과 간암도 식생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환자의 소화 능력을 고려해 탄수화물, 단백질 등 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일이 중요하다. 폐나 간에 특효라고 알려진 식품이 있다고 그 식품만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 기능이 나쁜 환자들의 경우에는 식중독이 치명적이므로, 생선회 등 익히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간암 환자들은 대부분 간경변이 동반돼 배에 물이 찰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소금, 간장, 된장 같은 염분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먹어야 한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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