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 손발 색깔 변하고 시린 ‘레이노증후군’
추울 때 손발 색깔 변하고 시린 ‘레이노증후군’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1.02 14:52
  • 호수 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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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노증후군의 원인과 치료

[백세시대=이영주기자]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생기는 질환… 방치하면 피부 괴사 위험      

손발 보온에 신경써야… 금연 실천하고 카페인‧냉동음식 조심

서울에 사는 50대 한모씨는 날씨가 추워지면 손과 발이 하얗게 변하고 시린 증상이 있었다.  외출할 때마다 장갑을 끼고 두꺼운 양말을 신어봤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한씨는 병원을 찾았고 ‘레이노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

레이노증후군은 추위나 심리적 변화로 인해 손가락, 발가락 등 혈관 끝부분에 과도한 수축이 일어나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피부 색조가 변하고 시리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레이노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6만2636명이었다. 이 중 60세 이상이 8만8933명(54.1%)으로 절반 이상이었고, 이어 40~50대(36.6%), 20~ 30대(7.8%), 0~10대(1.5%)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59.3%로 조금 더 많았다.

레이노증후군은 대부분 증상이 가볍고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면 손가락 또는 발가락 일부에 흉터가 생기고, 심한 경우 피부가 썩어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온도가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돼 피가 적게 공급되는데, 레이노증후군 환자는 혈관 수축 증상이 더 급격히 나타난다”며 “손발이 차가워진 기간이 2년을 넘겼고, 그때마다 피부 색깔이 변하면서 통증이 동반됐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노증후군의 증상과 원인

대표적인 증상은 차거나 서늘한 곳, 찬물, 감정 자극에 의해 손가락, 발가락 등의 색깔이 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손‧발가락의 색깔 변화는 시간 순서에 따라 4단계로 나타난다. 먼저 피부가 하얗게 창백해진다. 이후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피부 색깔이 파랗게 변한다. 시간이 지나 혈액공급이 원상 복귀되면 붉게 변하고, 시간이 더 흘러 혈액 순환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손‧발가락의 색깔은 평상시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피부 색깔의 변화와 함께 저리거나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림=대한의학회

레이노증후군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일차성은 특정한 질환과 연관 없이 추위나 스트레스 탓에 발병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일차성에 속한다. 오른쪽과 왼쪽 손에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통증이 심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이차성은 원인질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자가면역질환, 혈관 질환 등 다른 질환과 동반돼 나타나고 일차성보다 정도가 더 심하다. 혈관 질환이 있으면 손발 끝으로 피가 적게 가는 현상이 반복돼 근육이 괴사하는 합병증이 일어날 수도 있다.

◇레이노증후군의 치료

증상이 경미하다면 손발을 장시간 추위에 노출시키지 않는 등 생활습관 개선에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추운 날씨에는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두꺼운 양말과 장갑 착용이 필수고 장갑은 손가락을 모두 덮는 벙어리장갑이 효과적이다. 몸의 보온도 중요하다. 몸의 중심부 온도가 높으면, 손발의 말초부위 온도도 함께 높아져 증상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몸에 꽉 끼지 않게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이 좋다. 

금연도 반드시 해야 한다. 흡연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질병을 악화시킨다. 커피, 녹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식품을 피하고 얼린 음식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또한 주요 발병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므로, 늘 편안한 마음을 가져 스트레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진현 교수는 “차가운 공기와 찬물을 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평소에 조깅같은 유산소 운동이나 족욕으로 혈관을 이완시키면 좋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심할 때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칼슘통로차단제, 혈관의 수축을 억제하는 알파차단제 같은 약물을 복용한다. 약물치료로 나아지지 않으면 신경차단치료요법 등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신경차단치료법은 혈관에 작용하는 교감신경을 잘라 혈관의 수축을 방지하는 것으로, 완치는 어려우나 창백하게 되는 발작횟수와 기간이 감소돼 약물에 반응이 없는 중증인 경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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