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홍보용’ 지뢰제거사업 주가 띄우기 '의혹'
서희건설, ‘홍보용’ 지뢰제거사업 주가 띄우기 '의혹'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11.02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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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왼쪽 세번째),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네번째), 서희건설 및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관계자들이 국내외 지뢰제거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서희건설.
지난 6월 11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왼쪽 세번째),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네번째), 서희건설 및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관계자들이 국내외 지뢰제거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서희건설.

[백세경제=라안일 기자]서희건설이 4.29판문점선언과 6.12북미회담 등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편승하고자 자사 홍보용 지뢰제거사업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당시 연관 없던 지뢰제거사업을 추진하면서 서희건설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려 이를 ‘주가 띄우기’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희건설은 지난 6월 11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한국지뢰제거 연구소와 ‘국내(DMZ 및 접경지역포함)외 지뢰제거사업‘을 위한 업무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국내외 지뢰제거 및 남‧북 교류(개발)사업을 주관함과 동시에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함께 지뢰조사, 탐지, 제거에 참여하고 생태계 파괴를 최소로 하는 친환경 지뢰제거기술을 연구하기로 했다.

당시 서희건설의 지뢰제거사업 추진은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중견건설기업인 서희건설이 사업 연관성이 없는 지뢰제거사업을 추진하고 남북경협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실향민 출신인 이봉관 회장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서희건설과 지뢰제거연구소와의 협력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협약이 체결된 지 20여일도 안 돼 파열음이 들렸다.

지뢰제거연구소는 지뢰제거 자체가 공익 성격이 강한 사업인데 서희건설이 지뢰제거에는 관심이 없고 홍보에만 열중한다고 봤다. 특히 6월 11일 업무협약식 이후 지뢰제거사업과 관련해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공동의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본 지뢰제거연구소는 6월말 서희건설에 업무협약해지 공문을 두 차례 보냈다. 또한 9월말 김기호 지뢰제거연구소장이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만나 함께 하는 것이 어렵다고 구두로 통보했다. 10월초 서희건설과 지뢰제거연구소는 업무협약을 해지했다.

서희건설이 제사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았다는 정황은 여러 부분에서 들어난다.

먼저 ‘6.12 싱가로프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6월 11일 업무협약식이 열린 것이다. 특히 협약식 날짜인 6월 11일은 서희건설이 강력하게 요구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4.29판문점선언 이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러 기업들도 남북경협사업 추진을 논의 중인 사항에서 남북경협과는 무관해 보였던 서희건설이 앞으로 치고 나온 셈이다.

실제로 지뢰제거사업 업무협약 소식이 들리면서 서희건설은 ‘남북경협 관련주’로 떠올랐다.

서희건설이 남북경협 관련주로 떠오르자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서희건설 주식은 6월 11일 1255원에서 12일 163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18일에는 1915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아울러 서희건설은 지뢰제거 관련해 지뢰제거연구소와 논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지뢰제거기술 연구 또한 지뢰제거연구소가 이미 보유하고 있어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희건설이 업무협약이 해지된 가운데 지뢰제거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희건설은 지난 9월 22일 공시를 통해 오는 9일 임시주총에서 지뢰제거사업을 사업정관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원천 기술이 없는데다 관련 사업 경험이 없어 독자적으로 지뢰제거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세경제]는 서희건설에 지뢰제거사업 추진 여부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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