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트럼프 ‘반쪽 승리’… 한국계 연방하원의원 2명 당선 유력
미국 중간선거, 트럼프 ‘반쪽 승리’… 한국계 연방하원의원 2명 당선 유력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1.09 13:10
  • 호수 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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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투표가 11월 6일(현지시간) 끝났다. 결과는 다수가 예상한 대로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했다. 현 집권여당인 공화당이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유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굉장한 성공”이라며 자평했고,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견제와 균형을 복원시키는 미국을 위한 승리”라고 밝혔다. 양당 모두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미국은 대통령의 4년 임기 중간에 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일부를 새로 선출하는 중간선거를 치른다. 현직 대통령의 신임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되고, 차기 대통령 선거를 예측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에 미국의 여‧야당은 중간선거에 총력을 기울인다. 또 미국의 중간선거는 전 세계인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데, 미국의 상‧하원 판도 변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자리 중 36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였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하원의 경우 7일 오후 9시 현재(현지시간) 전체 435석 가운데 민주당이 51.3%에 해당하는 223석을 확보했다. 기존에 240석으로 과반 의석을 갖고 있던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의석수의 45.1%에 해당하는 196석을 얻는 데 그쳤다. 17석의 당선자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7일 현재 51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지켰고, 민주당은 44석에 그쳤다. 무소속이 2석이고, 3석은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선전했지만 여전히 공화당이 우위를 지키는 모습이다. ABC 방송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23명, 공화당은 26명의 주지사를 각각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화당이 전체 주지사의 과반을 유지했지만, 민주당이 종전보다 7개 주를 더 얻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선거에는 여풍이 거셌다. AP통신은 하원에서 최소 99명이 당선돼 기존 84명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3~4일 후 임시표(시스템 오류나 행정착오 등으로 추가 확인이 필요한 표) 개표까지 마무리되면 여성 당선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 29세로 역대 최연소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뉴욕주 14선거구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테즈(민주), 최초의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인 소말리아계 난민 출신 일한 오마르(37‧민주‧미네소타 5선거구)와 라시다 틀레입(42‧민주‧미시간 13선거구) 등이 여성 의원으로 선출됐다. 

한국계 미국인의 당선도 주목할 만하다.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의원 39선거구에 출마한 영 김(56·공화·한국명 김영옥) 후보와 동부 뉴저지주 연방하원의원 제3선거구에 출마한 ‘한인 2세’ 앤디 김(36·민주)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이다. 

한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연방하원 입성이 유력한 영 김 후보는 7일 자정 현재 51.3%의 득표율을 기록, 민주당 길 시스네로스 후보(48.7%) 에게 2.6% 포인트 차이로 앞서 있다. 인천 출신인 영 김 후보는 초등학교 때 부모를 따라 이민을 간 한인 1.5세대로, 공화당 에드 로이스 의원의 보좌관으로 20년 동안 일한 경력이 있다.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인 앤디 김 후보는 상대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7일 오후 11시 현재 앤디 김 후보가 49.8%의 득표율을 기록해 맥아더 후보(48.9%)에게 0.9%포인트 차이로 앞서 있다. 득표수 차이는 2622표. 진행 상황을 봤을 때 앤디 김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다. 앤디 김 후보는 중동 문제 전문가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개표가 완료되고 '영 김', '앤디 김' 두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면 미국 한인사회에서는 1998년 김창준(제이 김) 전 연방 하원의원 퇴임 이후 20년 만에 한국계 연방하원의원 당선자를 배출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이번 선거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는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예산을 다루는 하원을 야당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서는 일이 많아지면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자세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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