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조선 사대부의 개인일기 책으로 냈다…일기 27건 분석한 4권 발간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선 사대부의 개인일기 책으로 냈다…일기 27건 분석한 4권 발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1.09 14:14
  • 호수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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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재일기(感齋日記)는 경남 함양 출신 사대부 박여량(1554∼1611)이 1608년부터 1610년까지 벼슬살이를 하면서 조정에서 벌어진 사건을 기록한 책이다. 정인홍에게서 학문을 배운 박여량은 1600년 문과에 급제한 뒤 1610년 사간원 정언으로 근무했다. 그는 감재일기에 세자가 저녁 근무자들에게 술·닭·해산물·과일을 선물하고, 새로 임명된 부서 장령(掌令) 이유록(1564∼ 1620)과 인사한 일을 적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에도 없는 내용이 감재일기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사서에 없는 다양한 사실(史實)이 담긴 조선시대 개인일기를 연구해 온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충청도·강원도·전라도·경상남도 일기 172건 중 27건에 대한 해제와 도판을 수록한 자료집 ‘조선시대 개인일기4-충청, 강원, 전라, 경남’를 발간했다고 10월 6일 밝혔다.
연구소는 2015년 개인일기 조사를 시작해 앞서 1~3권을 발간한바 있다. 마지막으로 내놓는 이번 자료집은 기본적 서지 사항은 물론 저자 생애와 일기 가치를 상세하게 정리했다. 책에는 감재일기 외에도 최응허(1572∼1636)의 유일한 저작으로 추정되는 ‘조천일기’(朝天日記), 전남 구례 지주 유제양(1846∼1922) 일기인 ‘시언’(是言)에 관한 분석이 실렸다.
최응허는 조천일기에 한양에서 중국 베이징까지 사행하고 돌아온 여정을 하루도 빠짐없이 남겼고, 유제양은 향촌 교육 상황과 물가에 관해 썼다.
강릉 선비 김연학(1828∼1896)은 ‘경양일기’(鏡陽日記)에 새해 인사, 출산, 모친 병간호, 친족 장례와 제례, 성묘, 교유관계 등 소소한 일상을 기록했다.
최종덕 연구소장은 “관찬 사료에서 찾을 수 없는 자잘한 시대상을 보여주는 개인일기는 공적 기록을 보완하는 가치가 있다”며 “해제집이 일기 연구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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