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갑자기 혈당 조절 안 되면 췌장암 의심
당뇨병 환자, 갑자기 혈당 조절 안 되면 췌장암 의심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1.16 14:21
  • 호수 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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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의 증상과 치료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췌장암 환자의 90%가 당뇨… 복통‧황달‧식욕부진 등 증상 나타나   

수술이 최선이지만 10~20%만 수술가능… 최근 표적치료제 나와

‘진단이 곧 시한부 선고’라고 말할 만큼 생존율이 매우 낮은 암이 있다. 바로 췌장암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전체 암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췌장암 5년 생존율은 10% 내외로 지난 20년간 변화가 없었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조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의료진 4명 중 3명은 건강검진을 받아도 조기 발견이나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암 1위로 췌장암을 꼽았다.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세계 췌장암의 날(매년 11월 17일)’을 맞아 췌장암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을 알아본다. 

췌장은 위장의 뒤쪽에 위치한 가느다란 장기로, 소화효소와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한다. 췌장은 머리, 몸통, 꼬리로 나눌 수 있는데, 십이지장에 가까운 부분이 머리에 해당한다. 	그림=국가암정보센터
췌장은 위장의 뒤쪽에 위치한 가느다란 장기로, 소화효소와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한다. 췌장은 머리, 몸통, 꼬리로 나눌 수 있는데, 십이지장에 가까운 부분이 머리에 해당한다. 그림=국가암정보센터

◇췌장암의 증상

췌장은 위장의 뒤쪽에 위치해 소장의 첫 부분인 십이지장과 연결되는 길이 약 15cm의 가느다란 장기다. 인슐린을 만들어 혈당을 조절하고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소화효소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췌장에 문제가 생기면 혈당 조절이 잘 안되고 소화에 문제가 생긴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은 복통과 황달이다. 복통은 명치(흉골 아래 한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곳)의 통증이 가장 흔하지만, 복부의 어느 곳에든 올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 복부뿐 아니라 허리나 등까지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황달은 십이지장에 가까운 췌장의 머리 부분에 암이 발생한 경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황달이 생기면 소변의 색깔이 진한 갈색이나 붉은색을 띄는데, 상당수의 환자들이 황달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른 채 소변 색의 이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기도 한다. 황달에 걸리면 대변의 색도 흰색이나 회색으로 변하고, 피부 가려움증이 따르며, 피부와 눈의 흰자위 등이 누렇게 변한다.

하지만 모든 췌장암에서 복통과 황달이 있는 것은 아니며, 복통과 황달 증상으로 췌장암이 진단된 경우에는 대부분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췌장암은 당뇨병과도 관련이 깊다. 췌장이 혈당 조절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환자의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만약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거나, 당뇨병 환자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췌장암을 의심하고 복부 초음파 등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우상명 국립암센터 간암센터‧췌담도클리닉 교수는 “당뇨가 췌장암을 일으킨다는 견해와 췌장암이 당뇨를 일으킨다는 견해가 있다. 중요한 점은 췌장암 환자의 90%가 당뇨를 앓고 있다는 것”이라며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 진단을 받은 당뇨병 환자들은 췌장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소화불량, 체중감소, 구역, 식욕부진 등이 췌장암 발병 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췌장암의 치료

췌장암은 수술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수술로 췌장의 일부분이나 전체를 절제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수술 방법은 췌장암의 크기, 위치, 진행 정도, 환자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췌장암 진단 후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0~20% 정도로 굉장히 제한적이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항암약물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췌장암에서는 효과적이라고 평가되는 약제가 드물어서 아주 소수의 항암제만 사용이 가능하다. 

방사선 치료는 보통 췌장암 환자 중 수술은 어렵지만 체내 다른 곳으로 전이가 없는 환자에게 시행된다. 

박태영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새로운 항암제와 표적치료제가 개발됐고, 이를 병용하면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에서 치료 결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표적치료제란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나타나는 수용체나 단백질, 유전자 등을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정상 세포에 피해가 가급적 덜 가도록 하는 약물을 말한다. 

◇췌장암의 예방

췌장암은 확립된 예방 수칙이 없어, 일상생활에서 위험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선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는 췌장암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최대 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을 실천하고, 비흡연자도 간접흡연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생활은 육류 중심의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족 중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환자 중 일부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직계 가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명 이상 있거나, 발병한 나이와 상관없이 직계 가족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두 명 이상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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