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공유경제…숙박에서 카풀, 가방‧옷 대여까지 확산
판 커지는 공유경제…숙박에서 카풀, 가방‧옷 대여까지 확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1.23 14:22
  • 호수 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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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2008년 처음 제시된 경제 개념… 자주 쓰지 않는 물건 함께 쓰는 방식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 차량 공유 ‘우버’ 등 단기간에 세계적 기업 성장

우버, 에어비앤비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경제가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자동차 고유어플인 '쏘카'의 홍보이미지.
우버, 에어비앤비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경제가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자동차 고유어플인 '쏘카'의 홍보이미지.

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 국내에서는 ‘아나바다 운동’이 등장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의 줄임말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는 뜻에서 시작된 캠페인이었다. 우리나라가 예상보다 빨리 구제금융 사태를 졸업하면서 이 단어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런 아나바다 운동의 정신과 닮은 경제 개념이 최근 전 세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이야기다.

공유경제는 2008년 로렌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 ‘리믹스’에서 처음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자본주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전통적인 경제를 상업경제라 규정하고 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자동차를 매일 타지 않듯 우리가 무언가를 소유한다고 해서 그것을 항상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유휴 자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사용(혹은 소비)하는 시스템이 바로 공유경제다.

공유경제는 미국을 필두로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연평균 80%에 가까운 고도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5년 기준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2025년 무렵에는 3350억 달러 규모로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공유경제를 상징하는 것이 에어비앤비와 우버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명의 젊은이가 공동 창업한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를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세계 190여개국에 숙박시설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간 3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숙박 공유업체로 도약했다. 에어비앤비는 2013년 한국에도 진출해 숙박 공유 시장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 숙박 공유업체도 등장했다 코자자가 대표적인데 한국 고유의 전통 한옥 체험을 강점으로 내세워 꾸준히 성장, 2013년에는 서울시가 처음 공식 지정한 숙박 공유 업체에 포함되기도 했다.

우버는 직장인들이 출퇴근에 활용하던 카풀을 공유경제 모델로 발전시킨 사례다. 내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인 우버의 기업가치는 12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3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우버는 2018년 매출액이 100억~110억 달러로 분석되는데 지난해 매출액 78억 달러보다 25~30% 이상 늘어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다.

국내 차량 공유 시장도 쏘카, 그린카 등의 활약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차량 소유주와 차량 이용객을 연결시켜주는 우버의 모델과는 달리, 직접 다수의 차량을 보유한 상태에서 개인 이용객들에게 차량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IT기업 카카오도 카풀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택시종사자들의 반대로 주춤하고 있지만 크루(카풀운전자)를 하겠다는 신청자가 전국 택시기사 28만명에 두배 가까운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옷을 함께 입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클로젯셰어는 개인이 소유한 옷과 가방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용자는 옷을 빌리거나 다른 사용자에게 옷을 대여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월정액 또는 1회 사용권을 결제해 사용 가능하다. 제품 배송부터 세탁, 관리 서비스까지 모두 앱을 통해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 20~30대 여성 직장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기업들도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주기적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이용자를 위해 스마트폰 렌탈 상품을 출시했고 롯데는 렌탈전문 계열사인 ‘롯데렌탈’을 만들어 ‘묘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묘미는 명품 가방이나 고급음향기기 등을 공유하는 차별화를 통해 등장 1년 만에 15만명의 회원수를 확보했다. 

서울시의 따릉이 자전거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정책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서울 광진구의 경우 남녀노소의 차이를 고려한 23개에 달하는 공유 사업을 진행해 호평받고 있다. 가정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아 구입을 꺼리는 전동드릴, 망치 등 생활 공구를 동주민센터를 통해 무료 대여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장남감을 빌려주는 이동식 장난감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나누며 자원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공유’를 생활에서 실천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편의성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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