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안산상록구지회 뜨겁게 달군 ‘사랑의 김장나눔’
대한노인회 안산상록구지회 뜨겁게 달군 ‘사랑의 김장나눔’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8.11.2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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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어르신, 지회 직원 등 1000여 포기 담가…독거 어르신 등에 전달

“사랑과 정성으로 버무려 더 맛있어진 것 같다” 참가자들도 감탄

‘상록수’의 고장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서 ‘상록수’의 봉사와 희생정신을 잇는 아름다운 행사가 열렸다.

11월 28일 오전,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 상록구지회(지회장 최태옥)가 개최한 ‘독거노인 및 경로당 어르신을 위한 사랑의 김장나눔’이 그것. 2016년 처음 시작해 이번이 세 번째다.

김장을 담그는 현장은 옛날 힘든 노동을 함께 나누는 공동 노동 풍습인 ‘두레’의 현장과 같았다. 이른 아침부터 나온 30여명의 경로당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 직원 등 60여명이 1000여 포기의 김장을 담그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거긴 속을 너무 많이 넣었네”, “천천히 골고루 잘 버무려요.”

7~8명씩 옹기종기 모여 김장을 담그는 현장. 능숙한 손놀림에 수북히 쌓인 배추들이 금세 바닥이 나고 다시 절인 배추와 양념이 투입된다. 완성된 배추는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넘겨받아 7~8포기씩 포장을 하고 직원들이 밖으로 옮겨 쌓았다.

배추가 어르신들의 손맛으로 잘 버무려져 맛있는 김장이 완성되고 포장되어 옮기는 과정이 마치 자동화시설을 보는듯 손발이 척척 맞았다.

윤화섭 안산시장의 부인과 김철민 국회의원의 부인도 어르신들과 함께 김장을 담갔다. 빠른 손놀림에 옆에서 지켜보던 한 어르신이 “못하면 야단치려고 했는데 너무 잘하네!”라고 말해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후원한 튼튼병원 홍원진 원장과 건강보험공단 홍순경 안산지사장 등도 직원들과 함께 김장포장을 도왔다.

1000포기 배추로 담근 김장김치는 450개 박스로 포장되어 독거노인과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전달됐다. 배추와 양념 등 모든 재료는 후원을 통해 마련됐으며 경로당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 직원들이 김장담그기 재능기부를 했다.
1000포기 배추로 담근 김장김치는 450개 박스로 포장되어 독거노인과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전달됐다. 배추와 양념 등 모든 재료는 후원을 통해 마련됐으며 경로당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 직원들이 김장담그기 재능기부를 했다.
"집에서 담근 김치보다 맛있네요". 어르신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시식하며 맛에 만족해 하고 있다..
"집에서 담근 김치보다 맛있네요". 어르신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시식하며 맛에 만족해 하고 있다..

젊은이들도 김장을 담그고 나면 온몸이 쑤신다고 할 정도로 김장 담그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어르신들은 2~3시간을 쉬지 않고 김장을 담갔음에도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본오1동 본원경로당에서 온 윤길자(74), 박순덕(73), 허남순(72) 어르신은 “웃고 떠들며 즐겁게 김장을 담그다 보니 전혀 힘든지 모르겠다”며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에 더 정성을 들여 집에서 한 것보다 더 맛있게 담가졌다”고 말했다.

김장담그기가 끝난 뒤 모두 모여 김치를 시식하며 음식을 나눠먹는 시간을 가졌다.

안산 상록구지회 최태옥 지회장은 “마치 잔치집 분위기 같았다. 힘든 일임에도 앞다퉈 참가해준 회원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여러분들은 오늘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장김치를 담갔다”고 말했다.

안산시 상록구의 ‘상록’은 1935년에 나온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서 따온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기에 봉사와 희생으로 농촌계몽활동 등을 펼친 안산 출신 여성운동가 ‘최용신’을 모델로 한 소설이다.

이날 쌀쌀한 날씨에 여성 어르신들이 온몸에 고춧가루 양념을 묻혀가며 헌신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현장에서 소설 ‘상록수’ 속 수많은 여자주인공을 보는 듯 했다. 이날 어르신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담근 김장은 450개 박스에 담아 독거노인과 경로당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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