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침표에 관심… '웰다잉' 다룬 책 출간 붐
아름다운 마침표에 관심… '웰다잉' 다룬 책 출간 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1.30 13:39
  • 호수 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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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웰다잉의 이해와 실제  인문학적 고찰… 웰다잉 전도사 위한 지침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 없는가  정현채 서울대 교수 과학적인 근사체험   

품위 있는 죽음의 조건   호스피스 전문의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

존엄사법 시행 이후 웰다잉 관련 서적이 잇달아 출간돼고 있다. 사진은 주요 웰다잉 관련 책.

캐나다에서 평생 의사로 근무하며 ‘캐나다 한인상’을 수상한 이재락 박사. 그는 2012년 말기암 선고를 받고나서 “죽어서 장례는 아무 의미가 없고 그들의 손을 잡고 웃을 수 있을 때 인생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싶다”며 생전장례식을 열었다.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보통의 장례식과 달리 그의 ‘생전 장례식’은 비교적 밝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의연한 자세로 죽음에 대처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지난 6년간 죽음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빠르게 바뀌었고 「라이프 트렌드 2019」 등 전망서들은 내년에 웰다잉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출판계에서도 ‘존엄사법’ 시행 이후 트렌드를 반영하듯 발빠르게 웰다잉 관련 도서를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양대학교 웰다잉 융합연구회는 「웰다잉의 이해와 실제」(수문사)와 「웰다잉이 뭐예요」(북랩)를 출간했다.

「웰다잉의 이해와 실제」는 웰다잉 전도사를 위한 지침서로 죽음에 관한 교육을 할 때 꼭 알아야 하는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죽음을 이해하는 관점과 대하는 태도, 죽음 교육의 주요 내용과 실제를 바탕으로 종교‧철학‧의학‧문화인류학‧예술 등 인류문화의 측면에서 접근한다. 이를 통해 철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이해를 통해 죽음에 대해 전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공포와 불안을 극복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또한 말기환자의 돌봄과 상·장례와 장묘제도 그리고 애도슬픔 심리치유까지 다루고 있어 웰다잉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실제적 이해를 돕는다.

반면 「웰다잉이 뭐예요」는 어른들도 말하기 어려워하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 아이까지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은 왜 세상을 떠나는지를 의학적, 종교적,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웰다잉 교육을 통한 삶의 가치를 일깨우고 나아가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삶의 가치와 방법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죽음학 전도사’로 유명한 정현채 전 서울대 교수가 쓴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비아북)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나?’ 하는 불안감에 종교인이나 철학자의 관점이 아니라 과학자의 시각으로 죽음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 정 교수는 수많은 근사체험 논문을 읽고 깨달은 점을 책에 녹여냈다. 

1장은 죽음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과 사망 원인을 짚는다. 3장은 근사체험이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에 관한 반론이다. 4~6장은 삶의 종말체험과 죽음 이후의 세계에 관한 수많은 사례 연구와 다양한 측면의 고찰을 다룬다. 8·9장에선 죽음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며 웰빙과 함께 웰다잉에 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대비하도록 도와주는 ‘웰다잉 플래너’로 활동해온 강원남의 「누구나 죽음은 처음입니다」(메이드인)도 관심을 받고 있다. 책에서는 죽음을 맞이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10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0가지의 죽음이 있듯 저자는 두렵기만 한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하는 지를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죽음을 조금이라도 덜 두렵고 덜 고통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흔히 사용하는 ‘한 번 사는 인생’이라는 말에는 반드시 죽음이 온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어떻게 더 행복하게 살지를 고민하고, 내일의 안정보다는 오늘의 행복을 선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려면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음은 늘 두렵고 불편한 주제지만, 죽음이 없는 삶은 없다. 저자는 죽음도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받아들인다면 거기서 더 없이 소중한 삶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웰다잉 전문가 아이라 바이오크가 쓴 「품위 있는 죽음의 조건」(물푸레)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30여년 간 수천 명의 말기 환자들이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왔던 한 호스피스 전문의가 전문 의료진의 시각에서 죽음을 성공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평범하게 살다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아름답게 완성한 10명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원히 이별하고 떠나보낼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갑작스러운 질병이 안겨준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고, 죽음을 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실제적이면서 확실한 방법들만을 다루고 있다. 병의 진행 과정과 고통 완화를 위한 각종 의료적 지원들까지 누구나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는 현실적인 조언도 담겨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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