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경로당 1공기청정기 시대, “음식 만들 때에는 공기청정기 잠시 꺼두세요”
전국 1경로당 1공기청정기 시대, “음식 만들 때에는 공기청정기 잠시 꺼두세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1.30 13:55
  • 호수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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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창문 닫고 작동해야 공기정화 효과… 최대 풍량 30분 돌리고 중풍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위해 하루 3회 30분씩 환기… 주기적으로 필터 교체

이르면 올해 말까지 전국 모든 경로당에 공기청정기기 설치되지만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회원들이 사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수원시 한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모습.
이르면 올해 말까지 전국 모든 경로당에 공기청정기기 설치되지만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회원들이 사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수원시 한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모습.

“제대로 정화되는지 가끔 의심이 됩니다.”

올해 초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서울 송파구 A경로당의 김 모(74) 회장은 최근 미세먼지가 부쩍 심해지자 실내공기질에 대한 걱정도 함께 올라갔다. 공기청정기를 꾸준히 가동하고 있지만 단순히 전원버튼을 누른 것만으로 공기정화가 되는지 염려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공기청정기가 있다는 것에 안도하지만 잘 사용하고 있는 게 맞는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전국 ‘1경로당 1공기청정기’ 시대가 열린다. 정부와 지자체가 미세먼지 등에 대응해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려고 지난 10월 기준 전국의 공기청정기 미설치 경로당 5만4000여곳에 공기청정기를 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자체별로 도입 방식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유지보수가 용이하게 장기렌탈 후 권리를 이양하는 방법과 처음부터 구매 후 유지비를 지원하는 방식 등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전원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볼 수가 없다. 올바른 사용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기청정기의 성능 시험 방법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공기청정기의 성능 시험은 30㎥ 부피의 작은 밀폐공간에서 염화칼륨(KCl) 시험 입자를 뿌리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한 뒤 시간에 따른 입자 농도 감소율로 성능을 표기한다.

다만 실제 환경에서는 밀폐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동안 외부에서 미세먼지가 계속 유입돼 시간에 따른 감소율이 규격 시험에서보다 떨어진다. 문을 일부 열고 가동하면 그 성능은 더 감소할 수 있다. 또 실내 구조가 시험 공간과 같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해 공기청정기의 정화된 공기가 주변에 오염된 공기와 잘 혼합되지 않아 성능 저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로당 면적보다 더 큰 용량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하루 종일 틀어놓으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두려워 공기청정기 사용을 꺼리는 어르신들도 많다. 공기청정기는 10~30W의 소비전력을 갖는 가전제품으로 하루 24시간 운전해도 전기료가 월 1000원~2000원에 불과하다. 겨울철과 봄철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계속 가동하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자동운전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최대 풍량으로 30분 이상 충분히 가동한 이후 중풍이나 약풍으로 지속적으로 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기청정기 성능 시험은 제품의 최대 풍량 조건에서만 진행한다. 공기청정기의 성능은 풍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일반적으로 풍량이 높을수록 미세먼지 제거효과가 우수하다. 자동으로 했을 경우에는 최대 성능의 50% 밖에 끌어내지 못한다.

또한 공기청정기만으로는 실내에 누적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가 없어서 하루 3회 30분씩 주기적인 환기는 꼭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외부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시간을 다소 줄이더라도 주기적인 환기는 반드시 할 것을 권장한다.

보통 가정에서는 생선이나 고기 요리를 할 때 냄새를 없애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데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공기청정기가 기름까지 흡수해 필터를 오염되면서 수명을 단축시키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요리시에는 미세먼지가 대량으로 배출되므로 공기청정기에 의존하지 말고, 레인지후드를 작동시키면서 자연 환기를 병행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냄새 제거가 필요할 때는 반드시 요리가 끝나고 충분히 환기를 시킨 후 창문을 닫고 청정기를 켜는 것이 좋다.

뿐만 아니라 한 곳에만 두는 것보다 장소를 옮겨가며 사용하면 공기청정기 1대로 3~4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방이 두 개라면 낮에는 창문을 닫은 후에 주로 거실에서 사용하고, 저녁에는 작은 방으로 옮겼다가 잠들기 전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는 침실에서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또 실내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쉽고 빠르고 많이 모이는 곳이 전기가 흐르는 전자기기 주변이어서 공기청정기 흡입구를 TV, 냉장고, 컴퓨터 등 가전제품 쪽으로 향하게 두면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단, 너무 가까이 두면 전자파 장애로 오작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니 1m 정도의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기청정기의 핵심은 필터다. 필터 교체와 청소를 게을리하면 정화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먼지 필터를 관리하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할 경우 포집된 먼지가 필터 여과재를 막아 풍량이 급격히 저하되고 성능 감소로 이어진다.  

공기청정기의 필터는 일반적으로 프리, 헤파, 항균 필터 등으로 구성된다. 프리 필터의 경우 2개월에 한 번 정도 청소를 해주고, 헤파 필터는 1년에 한 번 교체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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