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오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 창원지회장 “전국에서 업무협약 가장 많을 듯… 목욕·안마 시켜주는 단체도”
홍창오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 창원지회장 “전국에서 업무협약 가장 많을 듯… 목욕·안마 시켜주는 단체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12.07 11:09
  • 호수 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작년 ‘노인의 날’ 국민포장 수상… 자비 들여 평생 봉사의 삶 살아

사회단체에서 ‘예절 교육’ 특강… 노인다운 도리 지켜야 공경 받아

홍창오 창원시 창원지회장

“대한노인회 지회 가운데 업무협약을 우리가 가장 많이 했을 것으로 자부한다.” 

홍창오(81)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 창원지회장은 3년 전 2015년 8월, 취임 직후 ‘홀로서기’에 나섰다. 시의 지원에만 기대서는 경로당 활성화를 뜻한 바대로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홍 지회장은 “병·의원만 40여곳과 협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많은 기관, 단체 등과 손잡고 다양한 노인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말, 경남 창원시 의창구 명곡동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 2층 지회장실에서 만나 지회 운영 소신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창원시 3개 대한노인회 지회 중 어느 지회가 형님뻘인가.

“창원·마산·진해지회가 있다. 셋 중 창원이 인구 수, 경제규모가 앞선다. 경로당 수는 마산지회가 더 많다.”

-창원시는 어떤 도시인가.

“최근 인구 100만을 넘는 수원·용인 등과 함께 ‘특례도시’로 승격됐다. 계획도시라서 도로망 등 기반 시설이 잘 돼 있으며 현대·삼성·두산 등 굴지의 대기업이 모두 들어와 있다. 한때 잘 나갔지만 요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외지로 (사람들이) 흩어지는 경향이 있다.”

창원시 노인인구는 4만3000여명이며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3000여명이다. 공장이 많아 젊은 층이 많다. 토박이는 전체 인구의 10%도 채 안된다. 지회에 15개 분회, 345개 경로당이 있다. 

-경로당 사정은 어떤가.

“자연부락경로당이 아파트경로당보다 많다. 넓은 지역에 분포된 관계로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내년부터 전담 직원 1명을 추가하게 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다.”

-경로당 수도 많다.

“지회의 전달지침을 분회장을 통해 경로당 회장들에게 전달한다. 경로당을 10개 둔 분회부터 65개 둔 분회까지 동마다 다르다. 분회장에게는 월 10만원, 경로당 회장에게는 월 5만원의 활동비를 각각 지급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현황은.

“사회적 일자리 158개, 재능나눔활동 280개 등이다.”

-시의 지원은 어떤가.

“(허성무)창원시장이 협조를 잘 해주신다. 공기청정기를 모든 경로당에 넣어주었다.”

-노인대학은.

“창원병원 앞에 1곳(100명), 북면 공설운동장 부근에 1곳(60명), 동읍에 1곳(150명) 등 모두 3개 노인대학이 있다.”

-노인대학과 복지관의 프로그램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일부 시에서 노인대학 폐쇄 얘기가 나오는 곳도 있다.

“창원에는 성산구와 의창구 두 곳에 노인종합복지관이 있다. 이곳(의창구) 복지관은 하루 6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시에서 벗어난 변두리 지역에는 복지관이 없어 노인들이 불편하다. 노인대학이 그런 수요를 충족시켜 없애면 안 된다고 강력히 막고 있다.”

-지회장으로서 봉사 3년의 성과라면.

“처음 한 일은 사무실 분위기 쇄신과 직원 사기 진작이었다. 청렴을 바탕으로 한 신속·정확한 업무 태도를 요구했다. 지금은 직원들이 알아서 어르신들을 잘 모신다.”

홍 지회장은 기관, 기업, 종교단체, 병·의원 등과의 업무협약도 성과의 하나로 꼽았다. 향토기업 ‘무학소주’는 경로당에 도수가 약한 술과 음료수 등을 제공한다. 인곡 공원묘지 측은 공원 관리비를 10년간 면제해주고 회원들의 영정사진도 무료촬영해주고 있다. 통일교는 경로당 회원들을 버스에 태워 목욕도 시키고 점심도 대접한다. 일본여성 신자가 노래도 불러주고 안마도 해준다고 한다. 

홍 지회장은 이어 “예술문화단체 ‘정충문화진흥회’에서 국악을 가르쳐 주고 행사 있을 때 공연도 해준다”며 “지회가 만들어준 노인회원증을 들고 가면 병·의원은 건강보험 비급여 약을 많게는 40%까지 저렴하게 해준다. 그리고 경로당 프로그램 강사를 홍보대사로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강사를 홍보대사로 한다고.

“강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도움을 많이 주고 회원 확보도 하는 등 경로당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홍창오 창원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노인종합복지관 내 지회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 했다. 왼쪽 네 번째가 홍순일 사무국장.
홍창오 창원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노인종합복지관 내 지회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 했다. 왼쪽 네 번째가 홍순일 사무국장.

창원지회는 ‘실버행복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 출신, 재력가 등 25명으로 구성된 연구회에서 회원들의 복지증진과 권익신장 방안을 도출해 낸다. 또 한국실버경찰봉사대와 함께 관내의 취약하고 노후한 경로당을 방문해 환경정화와 공연활동을 펴고 있다. 

홍 지회장은 창원 출신으로 행정직 공무원(10년), 초대 창원시의원(4년5개월)을 지냈다. 노인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많은 사회단체를 통해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경로당 회장, 분회장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이르렀다. 국민포장(2017년)을 수상했다. 

-시의원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산업건설위원장으로서 도시기획·관리 쪽을 맡아 했다. 노태우 정부 당시 시가 도·시비 150억원을 들여 분뇨처리장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행정 집행을 찾아내 중앙정부로부터 시비를 환수한 일이 있다.”

홍 지회장은 이어 “과거 행정구역 상 마산권이라 버스 안에서 시계(市界) 요금을 받았는데 시의원으로서 그런 불편한 점도 없앴다”고 덧붙였다.

-작년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 ‘국민포장’을 받았다.

“도움의 손길을 원하는 단체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재능기부를 많이 했다. 청소년선도위원장, 방범대·평화통일단체 자문위원을 맡아 지역 사회 발전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야간방범순찰도 했다는 말인가.

“호주의 도시 캘거리는 ‘울타리 없는 도시’이다. 그 점을 벤치마킹해 창원도 담장 없는 주택가를 만들었지만 일부 주민들이 불안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방범대(600명)가 조직돼 경찰과 함께 방범활동을 했고 그들을 지원하는 자문위원 역할을 제가 한 것이다.”

-자비도 많이 들였겠다.

“농사짓는 집안에 땅이 많았다. 평생 버는 것 보다 쓰는 쪽이었다.”

-노인회와의 인연은.

“공무원 퇴직자 친목단체 부회장 겸 사무국장을 하면서 건물을 마련해 임대사업을 하던 중 알게 된 노인회장이 끈질기게 권유했다. 제가 명서제1경로당을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복지관에 들어와 있으니까 지회 홍보물도 못 붙이고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 독립건물을 마련해달라고 시장, 국회의원에게 지원을 부탁해두었다.”

-부지 마련부터 쉽지 않을 텐데.

“법적으로는 그렇겠지만 얼마든지 방법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창원병원 앞 복지관 자리(내동 45번지)가 ‘황금싸라기 땅’이다. 그 땅을 팔면 원하는 자리를 구할 수 있다. 부근의 개발 중인 공원부지 한 귀퉁이를 개인으로부터 기증받을 수도 있다. 노인회관은 한적한 곳이어도 괜찮으니까.”

홍창오 지회장은 통일교 등 사회단체의 특강 요청에 응해 ‘예절 교육’을 주제로 옛 성현의 가르침을 담은 오륜, 가정·사회·국가윤리 등을 소개한다. 홍 지회장은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는 시대를 초월한다. 노인 공경심이 부족한 건 노인이 노인답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인다운 도리를 지키면서 후세에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노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