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영향력 커진 ‘1인 크리에이터’의 윤리 의식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영향력 커진 ‘1인 크리에이터’의 윤리 의식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2.07 13:17
  • 호수 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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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독립이 힘들지만, 어른이 되면 스스로 박차고 나와야 한다. 성인이 됐는데도 독립해서 나오지 못하고 폭력적인 가정에서 괴로워하는 건 노력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가정폭력을 극복하지 못하면 그건 의지가 없는 것이다.”

지난 11월 30일 90만명의 독자를 가진 인기 1인 크리에이터 윰댕이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한 말이다. 그녀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힐링상담소’라는 코너를 운영하며 구독자들의 고민을 들어줬다. 이 와중에 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구독자의 사연에 이렇게 답한 것이다. 또 그녀는 “만약 부모가 힘들게 한다면 연락 안 하면 되고 연락을 끊고 스스로 박차고 나와야 한다”면서 “대부분 경제력 때문에 독립을 못 하는데 그렇다면 악착같이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벗어나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평생을 폭력에 시달린 사람에게 할 만한 적절한 조언이었냐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그녀는 중국어학과 출신으로 특별한 상담사 자격은 없다는 것을 덧붙인다.

결과적으로 윰댕은 이 상담으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의 남편 대도서관도 수백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표 1인 크리에이터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JTBC ‘랜선 라이프’에 출연하면서 활동 반경을 넓혔지만 이번 논란으로 사실상 하차 수순을 밟게 됐다. 윰댕 역시 경솔한 발언에 대해 연거푸 사과하긴 했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유튜브가 전성기를 맞으며 유튜버라 불리는 1인 크리에이터 역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송에서 밀려난 연예인들도 유튜버로 변신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한다. 그만큼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뜻이다.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 구독층이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윤리 의식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비속어가 넘치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지나친 방송은 유튜브에서 제재를 가하지만 완전히 걸러지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하면 연간 수입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유튜버가 되기 위해 도전하고 잠을 설쳐가면서 콘텐츠를 제작해 올린다. 그 노력에는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다만 자신이 일정 수준의 구독자를 확보했을 때 자신의 말과 행동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인기에 취해 윰댕처럼 자신이 할 수 없는 영역까지 손대는 일도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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