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일 대한노인회 충남 청양군지회장 “29년 복지계 근무, 15년 노인회 봉사…평생 노인복지 헌신”
박승일 대한노인회 충남 청양군지회장 “29년 복지계 근무, 15년 노인회 봉사…평생 노인복지 헌신”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12.14 15:09
  • 호수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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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사무국장 시절 노인대학 창설…사교댄스 배우게 해 노인들에 인기

양승조 충남도지사, 버스무임승차시행 예정…서울까지 무료 가능

박승일(71) 대한노인회 충남 청양군지회장의 삶은 ‘노인 봉사’ 한 마디로 압축된다. 30년 가까운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노인복지 기반조성에 힘썼고, 15년간 지회 사무국장, 지회장으로 있으며 노인대학 창설 등 지회의 기틀 마련과 경로당활성화에 매진해서다. 

지난 12월 초, 청양군 칠갑산로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 사무실에서 만나 지회 발전을 위해 쏟은 열정과 재임의 각오를 들었다.

-청양은 ‘한궁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한궁 제조공장이 이곳에 있고 세계한궁협회장(허광)의 연고지가 여기 있다. 작년 이맘때 청양에서 전국한궁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지회 전체 경로당에 한궁이 보급됐겠다.

“150여개 경로당에 들어갔고 나머지는 차차 보급할 예정이다. 게이트볼대회처럼 한궁도 분회별 선수단이 조직돼 생활체육회로부터 사업비를 지원 받아 대회도 열고해서 활성화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시도연합회를 구성하고 중앙회도 생활체육회에 가입해 지원받기를 기대한다.”

-청양군은 어떤 고장인가.

“여기는 비가 한 번 오면 다 씻겨 내려간다. 칠갑산을 중심해 동쪽의 금강, 서쪽의 삽교천으로 흘러나가 외부의 오염물질이 유입되지 않는 청정지역이다. 국내 구기자 생산의 70%를 차지하고 표고버섯재배도 처음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청양고추하면 모르는 이가 없다.”

청양군 인구는 3만2600여명, 노인은 1만600여명(32.6%)이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8300여명으로 전체 노인의 75%를 상회한다. 청양군지회는 10개 분회, 300개 경로당이 있다. 

-청양군민은 어떤가.

“과거 금이 많이 채굴된 구봉금광이 청양에 있다. 번창했을 당시 인구가 13만여명이었으나 폐광 이후로 인구가 줄고 있다. 환경이 좋아 귀농·귀촌한 4000여명이 현상 유지에 일조하고 있다.”

1967년 금광 갱도가 무너지면서 광부 양창선씨가 16일간 매몰돼 온 국민을 애타게 했던 사건직후 광산이 패쇄 됐다고 한다. 양씨는 여전히 생존해 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양승조)충남도지사와 (김돈곤)청양군수가 노인회에 관심이 많다. 경로당에 더 이상 들어갈 것이 없을 정도로 TV·김치냉장고·정수기 등 다 갖추었다. 노후된 경로당도 대부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했다. 공기청정기도 올해 안에 기종이 정해지는 대로 보급할 예정이다.” 

-경로당 운영비는 어느 정도인가. 

“기본적으로 10만원이며 회원 수에 따라 3등급 차등 지급된다. 가령 50인 이상의 경로당에는 20만원이 지급된다. 냉·난방비까지 포함해 연 500여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된다.”

박 지회장은 이어 “경로당활성화 예산도 경로당 한 곳당 100만원씩 총 3억원이 지원된다”고 덧붙였다.

박 지회장은 대전대 경영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청양군청 지방행정사무관, 바르게살기 청양군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2003년 청양군지회 사무국장(11년)으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2014년 2월, 치열한 경선을 통해 청양군지회장에 당선됐다. 2018년 2월, 단독후보로 무투표 당선돼 재임됐다.

-공무원 생활 중 기억 남는 일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 쌀·밀가루를 차에 싣고 읍·면으로 찾아다니며 배급했던 일, 새벽 4시 부락에 나가 징을 쳐 농민의 잠을 깨우게 한 뒤 퇴비 생산했던 일 등이 생각난다. 군에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 혼자 야근하며 일했던 일도 기억에 새롭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역대상자의 70%를 가입시키기도 했다.”  

-청양군지회 사무국장을 하게 된 계기는.

“개인적인 사업을 해보고 싶어 만 51세 되던 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그 무렵 노인회장으로부터 노인을 위해 봉사해 달라는 권유를 받고 지회 사무국장을 맡았다. 당시 경로당은 220여개 정도였지만 노인회 존재조차 희미했고 사무실 집기도 변변한 게 없었다. (회의용 탁자를 가리키며)저건 지회장과 제가 사비를 들여 꽤 비싼 값을 지불하고 당시 구입했던 가구이다.”

-사무국장 시절까지 포함해 15년간 봉사한 셈이다.

“사무국장으로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노인대학 창설이다. 학생 모집을 공고하자 200여명이 모였다. 가정복지관 내 강당을 리모델링해 사교댄스 등을 가르치자 노인들이 다들 좋아했다. 간혹 도 대회에 나가 상장을 타오기도 했다.”

박승일 충남 청양군지회장이 노인종합복지관 내 지회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에서 네번째가 전석호 사무국장.
박승일 충남 청양군지회장이 노인종합복지관 내 지회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에서 네번째가 전석호 사무국장.

박 지회장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전임 군수에게 노인종합복지관 건립을 부탁했다. 2014년 복지관이 완공됐고 이후 지회가 2년여 복지관을 수탁·운영했으나 운영자금 문제로 중단했다. 현재 노인요양기관에서 맡아 운영 중이다. 청양군지회는 복지관 4층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노인대학의 생명은 프로그램이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나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60대와 80대는 체력, 인지능력 등 프로그램 소화에 차이가 많이 난다. 내년에는 연령별로 50명씩 나누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강사는 충분한가.

“그 부분이 문제다. 현재 10명의 강사가 300개 경로당을 맡아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관리부장이 강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강사가 매주 경로당을 찾을 필요는 없다. 요가의 경우 배운 것을 복습하면 된다.”

박 지회장은 “노인대학에 관심 많은 도지사가 내년 경로당 프로그램예산을 대폭 늘려 1억4600만원과 노인대학 운영비 3000만원을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적이라면.

“청양군수가 ‘박 지회장은 욕심이 너무 많다’는 말을 했다.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고 요구가 많아서다. 지회장으로 있으며 지난 4년간 경로당 활성화에 주력한 결과 경로당을 쾌적하고 훈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과거 청양은 노인자살률이 높았다. 사별한 노인이 배우자의 묘소 옆에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고독사다. 지회는 재능나눔사업을 자살예방활동에 집중해 노인의 외로움·우울증·고독감을 많이 덜어주었다. 그 결과 지금은 자살률이 낮아졌으며 그런 공적을 인정받아 지회 임원이 충남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을 만든 이들은 75세 이상 노인들로서 그들의 땀과 희생의 결과이다. 내년부터 도에서 지회 운영비 100만원씩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 예산을 사업비로 경로당마다 지도자를 육성해 그들로 하여금 경로당을 완전한 쉼터로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노인들이 (집에서)나와 경로당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할 것이다.”

박승일 지회장은 노인회만의 독립건물 추진도 구상 중이다. 현재의 복지관은 강당이 하나뿐이고 비좁아 불편하다. 서예, 노래 등 프로그램이 끝난 후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필요해서다. 

박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충남도지사가 내년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의 도내 버스무임승차시행을 약속했다. 그렇게 되면 서울까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갈 수 있다. 도고온천·천안까지 버스를 타고 가 그곳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면 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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