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앉아서 생기는 ‘의자병’을 아시나요
오래 앉아서 생기는 ‘의자병’을 아시나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8.12.14 16:08
  • 호수 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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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중독’… 디스크, 관절염, 당뇨병 등 불러

중간중간 일어나 스트레칭… 앉을 때도 허리 세우고 가슴 펴야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긴 질병을 ‘의자병’이라 부른다. 사진은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긴 질병을 ‘의자병’이라 부른다. 사진은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랜 시간 앉는 것이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것을 ‘의자병(sitting disease)’이라 정의했다. 의자병은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의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긴 질병을 통칭하는 신조어다. 보통 하루에 7~8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면 발생하는 질병들인데, 요즘에는 감기처럼 흔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의자병으로는 허리·목디스크,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관절염, 혈압, 당뇨병 등이 앉아서 생활할 때 생길 수 있는 병으로 꼽힌다. 

◇오래 앉는 생활, 질병 불러 

우리 몸은 오래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호흡이 얕아진다. 대사 기능을 떨어뜨리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가만히 있을 때는 에너지를 아꼈다가 움직일 때 사용하는데, 생활 습관이 바뀌면서 가만히 있는 날이 더 많아진다. 그러다 보니 근육이 약해지고 호르몬이 작동하지 않아 척추와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고 골다공증이 발병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 평균 7.5 시간을 의자에 앉아 지낸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자는 시간 보다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긴 사람도 많은 것이다. 

세계 최고의 종합병원 메이요 클리닉의 내분비학 박사인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그의 저서 ‘병 없이 살려면 의자부터 끊어라’(2015, 위즈덤하우스)에서 앉아서 생활하도록 설계된 현대인의 삶이 건강에 얼마나 많은 해악을 끼치는지에 관한 연구 결과와 근거를 제시했다. 

레바인 박사는 의자에 앉으려는 습관을 ‘의자 중독’이라고 칭하고, 1시간 앉을 때마다 2시간의 수명이 줄어든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유는 “해부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인체의 구조는 걷고, 서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바인 박사는 “의자에서만 생활하는 노인들은 더 활동적인 동년배들에 비해 일상에서의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며 “통증이 심해서 움직이기 힘든 경우가 아니라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주 일어나 움직이고 바른 자세로 앉아

어쩔 수 없이 앉아서 해야 하는 일을 할 때는 ‘자주 일어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시간에 5분씩만 일어나도 여러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영국 레스터 대학 연구팀은 “하루 30분 운동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의 해로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아무리 운동을 해도 나쁜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앉아 있는 생활을 해야만 할 때는 습관적으로 몸을 일으켜 잠깐이라도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어린 시절 수없이 했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희상 교수는 “하루 세 번의 국민체조가 근골격계 질환 절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창한 움직임이 아니라 국민체조처럼 쉽고 익숙한 동작을 자주 반복하는 것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

‘병 없이 살려면 의자부터 끊어라’에서는 걷는 것이 사고 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뇌는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데, 종일 앉아 있는 사람은 활동적인 사람보다 생각하는 범위가 좁아지고 기계적인 생각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걷는 습관을 다시 기르면 뇌 역시 이에 적응한다”고 말한다. 

자주 일어나는 것만큼 바른 자세로 앉는 것도 중요하다. 두 발로 바닥을 든든하게 지지하고, 허리를 곧추세워 등받이에 기대앉는다. 목은 곧게 펴고 정면을 본다. 휴대전화를 볼 때도 되도록 손에 들고 목을 세운 상태로 보는 게 좋다. 고개를 숙이면 바로 들고 있을 때보다 머리의 하중이 세 배가 심해진다. 목을 들고 가슴을 편 자세에 익숙해져야 한다. 

집 밖으로 나가도 버스나 지하철, 자동차를 타고 앉을 수 있고, 여가를 즐기는 곳에도 대부분 앉아서 무언가를 하게 되어 있다. 조금씩 몸을 움직이는 것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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