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사케’ 18개월 동안 몰래 판 홈플러스
‘후쿠시마 사케’ 18개월 동안 몰래 판 홈플러스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12.19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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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주소지 누락…라면 이어 잇달아 덜미
홈플러스가 판매한 후쿠시마산 ‘세이류노 카나데 청주’. 최근 제품(왼쪽)의 포장에는 제조사 주소가  없으며 2017년 9월에 생산된 제품에는 후쿠시마현이 누락된 채 주소가 적혀 있다. 사진은 SBS 방송 및 한 커뮤니티 화면 캡쳐.
홈플러스가 판매한 후쿠시마산 ‘세이류노 카나데 청주’. 최근 제품(왼쪽)의 포장에는 제조사 주소가 없으며 2017년 9월에 생산된 제품에는 후쿠시마현이 누락된 채 주소가 적혀 있다. 사진은 SBS 방송 및 한 커뮤니티 화면 캡쳐.

[백세경제=라안일 기자]홈플러스가 18개월 동안 ‘후쿠시마산 사케’를 몰래 팔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제품의 제조사 주소지가 누락돼 소비자들은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제품인지 모르고 마신 셈이다. 특히 올 초 일부 커뮤니티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뒤 제품 디자인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6월부터 수입업체에서 납품받은 ‘세이류노 카나데 청주’를 지난 18일까지 각 매장에서 판매했다. 이 제품은 동종의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이들이 찾던 사케 중 하나다.

이 제품이 문제가 된 것은 제조사의 주소가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현에 소재한 제조사는 후쿠시마 원전과 불과 8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 구매 시 소비자들이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생산지 주소이다. ‘후쿠시마’가 들어간 제품은 허용치를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도 기피해 국내에서는 사실상 ‘판매금지’ 제품이다.

하지만 ‘세이류노 카나데 청주’는 한글표시사항으로 생산지 주소를 가렸다. 또한 한글표시사항을 뜯어낸 뒤 드러난 주소에는 후쿠시마현 표기가 누락됐다.

세이류노 카나데 청주의 후쿠시마 누락 표기는 올 초에도 불거졌지만 확산되지 않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 제품의 제조사 주소에 후쿠시마가 빠졌다는 글이 올라왔었다.

우리나라로 보면 시나 도를 뺀 주소로 소비자가 생산지를 파악하기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뒤 제품 디자인이 바뀐 점도 의문이다. 당시에는 한글표시사항 밑으로 제조사 이름과 함께 주소가 함께 적혀있었지만 최근 유통되고 있는 제품의 경우에는 제조사 주소 자체를 뺐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제품 디자인을 일본 업체에서 진행해 주소 누락 부분은 물론 디자인 변경에 대해서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해당제품은 12월 18일자로 판매 중지하고 (홈플러스에서)판매하는 모든 일본산 제품의 제조업체 주소 등을 확인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여론은 냉담하다. ‘동종의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이번 논란 이전에도 후쿠시마산 라면을 판매한 적이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일 후쿠시마산 논란이 불거진 ‘오타루 시오 라멘’의 판매를 중단했다. 제품 포장지에 적힌 일본어 설명에는 제조사 주소가 후쿠시마현으로 돼 있지만 한글표시사항에는 원산지를 ‘일본’으로만 표기했다. 일본어를 모르는 대다수 소비자들을 기만한 셈이다.

온라인상에서도 홈플러스의 연이은 후쿠시마산 제품 판매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얼마 전에 후쿠시마산 라면 팔다가 걸린 홈플러스 이번에는 또 원산지 표시 교묘하게 숨기고 후쿠시마산 사케 팔다 걸렸네요. 전국적으로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겠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너희 불매 할거야 #홈플러스방사능’, ‘홈플러스 왜 그러니. 매번 사고치네. 개인정보 팔아먹기, 라멘에 사케까지 원산지 꼬불치기’, ‘홈플러스가 후쿠시마산 사케를 팔면서 저지른 만행’ 등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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