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새로운 삶 주는 노인의료나눔재단 ‘무릎인공관절수술 지원사업’
노인에게 새로운 삶 주는 노인의료나눔재단 ‘무릎인공관절수술 지원사업’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8.12.21 11:04
  • 호수 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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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인공관절수술 지원받아 상쾌하게 걸을 수 있게 됐어요”

[백세시대=이수연기자]

복지부와 함께 5년간 5674명의 노인에 수술비 71억 7000만원 지원

저소득층 대상… 협력병원과 손잡고 본인부담금‧간병비 지원도 

“비 오려고 하면 무릎이 아파서 잠을 못 잤어요. 밤새 쑤시고 저리고, 말도 못 하게 아팠죠.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고 나니까 비 오거나 말거나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충남 아산시 오미마을에 사는 박애자(78) 어르신이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 건 20여 년 전이다. 약이나 진통제, 물리 치료 등으로 버텨왔는데 5년 전부터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쑤셔 견디기 힘들어졌다. 

다리가 아프니 멀리 다니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동네와 병원만 겨우 다녔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비용이 부담돼서 마냥 뒤로 미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심해졌다. 완전히 걷지 못하게 될까봐 늘 불안한 생활을 해야 했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은 박애자 어르신(사진 위)이 경로당 노래교실에 참여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은 박애자 어르신(사진 위)이 경로당 노래교실에 참여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통증 사라지니, 봄 기다리는 여유 생겨 

박애자 어르신의 남편인 조시현(84) 어르신은 대한노인회 아산시지회를 통해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사업’을 알게 되었다. 잠도 잘 못 자고 통증에 시달리는 부인을 보며 늘 안타까웠던 조시현 어르신은 수술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말에 아산시지회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 

대한노인회 아산시지회(지회장 오치석)는 각종 공문을 발송할 때마다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사업’ 홍보지를 동봉하고, 담당 직원이 각 경로당을 돌며 관련 사업을 소개했다. 이에 2017년 아산시에서만 10명의 노인들이 무릎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아산시지회의 도움으로 2017년 마지막 대상자로 선정된 박애자 어르신은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700여만원에 달하는 수술비 중 무릎 한 쪽당 120만 원씩, 총 240만원을 지원받았다. 비용 때문에 수술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늘 진통제를 한 움큼씩 달고 살았는데, 이제는 좋아하는 온천도 마음껏 다닌다.  

기자가 방문한 12월 18일 박애자 어르신은 경로당에서 하는 노래 교실에 참여했다. 가만히 있어도 노래가 절로 나오고, 이전처럼 통증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일이 없으니 무엇을 해도 즐겁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수술이 잘 되었다고 이야기하니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만 남았다. 

박 어르신은 “많은 노인이 두려워하지 말고 수술을 받아서 나처럼 다시 건강하게 걷고, 즐겁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며 “봄이 오면 아들들이 사는 서울에도 가보려고 한다. 어디든 마음껏 다닐 수 있게 도와준 노인의료나눔재단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 물리치는 무릎인공관절수술 

박애자 어르신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고 대한노인회와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수행하는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수술 지원금을 받았다. 이 사업은 퇴행성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대한노인회는 2011년부터 4년 동안 무릎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총 6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한데 이어, 2015년 2월 노인의료나눔재단을 출범했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은 같은 해 4월부터 보건복지부와 함께 의료비 지원 사업을 진행하며 총 5674명의 노인에게 무릎 수술 8757건, 총수술비 약 71억 7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올해 지원액만 970명 대상 12억 3000만원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이라면 대부분 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2012년 8만 2355명에서 2016년 11만 4490명으로 최근 5년 사이 40%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퇴행성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물리치료 등으로 보존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허벅지 뼈와 종아리 뼈가 부딪힐 정도로 말기가 되면 특수금속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인체에 삽입해 정상적으로 활동하도록 해주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활이 용이하도록 환자 개인의 관절에 가장 적합하게 디자인된 인공관절을 사용해 무릎이 더 잘 구부러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컴퓨터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에 최적의 각도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 무릎을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최소 절개술로 수술의 정확도를 높인다. 

천안우리병원 김태한 관절센터장은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가벼운 운동을 하고 무리한 일을 하지 않는 등의 습관을 길러야 한다”면서 “관절 수술을 위해서는 시설과 의료 기술이 다 중요한데 우리 병원은 최상의 시설, 의료 기술을 사용해 전문적인 의료인이 최상의 결과를 내도록 한다”고 말했다. 

박 어르신 등 오미마을경로당 어르신들이 노래교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박 어르신 등 오미마을경로당 어르신들이 노래교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노인들에 희망 전하고 건강한 노후 보장해

무릎관절염으로 고통받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희망이 될 수 있다.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은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벌 수 없으니 수술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면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은 노인들의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을 펼친다. 협력병원과 함께하는 의료비지원사업은 수술비 지원을 받더라도 간병 때문에 망설이는 독거노인을 위해 간병비를 지원하고,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대상자는 아니지만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수술을 포기하는 노인들에게 의료비 감면을 지원하는 등 병원과 협력하여 노인들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은 “더 많은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사업을 알리고, 수술비를 지원하려고 한다”며 “아직도 돈이 없어 수술을 포기하는 수많은 취약계층 노인들을 위해 후원 모금 캠페인 ‘이웃사랑운동 어르신을 걷게 하는 희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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