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 대한노인회 충남 태안군지회장 “노인들 의식이 세상변화에 맞게 바뀌지 않으면 도태 돼”
김동민 대한노인회 충남 태안군지회장 “노인들 의식이 세상변화에 맞게 바뀌지 않으면 도태 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12.21 14:03
  • 호수 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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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태안시니어클럽 수탁·운영, ‘취업왕’ 배출…노인일자리에 성과

매달 10권씩 독서한 자료 바탕으로 경로당, 농협 등에서 강연

대한노인회 중앙회의 중점 사업 중 노인일자리 창출과 노인의식 개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사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끄는 지회장 중 한 명이 김동민(82) 대한노인회 충남 태안군지회장이다. 김 지회장은 올해 ‘취업왕’(유병창 센터장)을 배출한 것을 비롯해 태안시니어클럽을 수탁·운영을 하고 있으며, 경로당과 농협의 장수대학 등에서 강연을 해오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 충남 태안군 태안읍 백화로에 위치한 지회 사무실에서 만나 지회의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6년째 지회장으로 봉사 중이다. 그간의 일들을 되돌아보면.

“노인일자리가 부족한 태안에 2015년 처음으로 시니어클럽을 만들어 지회가 수탁·운영해온 점을 먼저 소개하고 싶다. 도·군비 지원을 받아 관장·직원 등 6명이 17개 사업단, 770여명의 노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쉽지 않은 사업인데 어떻게 추진하게 됐나.

“2014년 당시 충남에는 5개 시니어클럽 뿐이었다. 시니어클럽은 초기 사업비 대비 성과 내기가 쉽지 않은 사업이다. 심지어 당시 군수도 다른 사람들은 골치 아파 안 하겠다는 걸 왜 굳이 하려느냐고 물었지만 저로선 노인에게 괜찮은 사업으로 보였다. 이듬해 하반기에 겨우 예산을 받아 관장과 직원을 모집하고 시작했다.”

-어떤 사업들인가.

“감태라고 들어보았는가. 겨울에 나는 미역과의 해조류로 노인들이 채취해 김처럼 먹기 좋게 포장해 시장에 내놓는다. 달래, 고구마, 두부를 재배하거나 만들어 판매한다. 택배사업도 그중 하나다. 기본급(18만원)이 보장되고 수익이 발생하는 대로 나눠 갖는다. 한 사람이 월 30~40만원은 가지고 간다. 평가를 좋게 받고 있다.”

김 지회장은 지회가 펼치는 노인일자리 창출을 두 번째 성과로 꼽았다. 태안군지회는 올해 노인일자리 350개를 마련했다. 민간취업 분야에선 취업지원센터장이 목표치를 300% 이상 달성해 대한노인회가 선정하는 올해 ‘취업왕’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김 지회장은 “재능나눔활동도 가장 참여자가 많은 지회에 속할 것”이라며 “첫해 130명, 작년 350명, 올해 430명이 참여했으며 지난 12월 12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2018년 재능나눔활동 성과보고대회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적이라면.

“노인회관 독립건물을 마련한 것이다. 전에는 일반주택을 리모델링해 사용해왔으나 일자리 접수 때는 비좁아 도저히 일을 못할 정도였다. 군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올해 3월 완공했다.”

태안군지회 회관은 연면적 160평의 2층 흰색 콘크리트 건물로 1층에 소회의실, 지회장실, 사무실, 2층에 중회의실, 노인대학장실이 있다. 현재 50여명의 노인대학생이 강의를 받고 있다. 태안군에는 태안노인복지관과 백화노인복지관 2곳이 있다.

-평소 강연을 자주 한다고 들었다.

“노인의식개혁이 중요하다. 세계는 빠르게 변하는데 노인이 배우지 않은 채 과거에 안주해 있으면 도태된다. 강연요청이 들어오면 참석자 수준에 맞는 내용의 강연을 한다. 오늘 오전에도 경로당에 나가 의식변화에 대해 얘기했다.”

-강조하는 내용은.

“노인공경과 효가 무너지는 요즘 노인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 부모들은 자식에게 뭐든 다 내주었지만 현대에 와서도 그러면 안 된다. 빈손으로 찾아오는 자식에게 돌아갈 때 뭘 싸줄 필요가 없다. 부모를 찾는 자식이라면 음료수 한 박스라도 사오는 예의를 보여야 한다. 김장을 해서 자식에게 줄 때는 돈을 받으라고 말한다. 스마트폰도 기능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노인들은 전화만 걸고 받는데 그친다. 손자에게서라도 배워라. 새로운 전자기기 사용법을 익히지 않으면 세상 활동하기 어렵다.”

-강의 자료는 어디서 구하나.

“책과 신문, 다른 사람의 강연 등에서 필요한 부분을 메모한다. 그런 메모 자료가 한가득 된다. 한 달에 책 10권 이상을 읽는다. 서울 가면 신간 한 권씩 사가지고 와 돈이 아까워서라도 꼭 읽는다.”

김동민 태안군지회장(중앙)이 지회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가숙현 사무국장, 다섯 번째가 유병창 센터장.
김동민 태안군지회장(중앙)이 지회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가숙현 사무국장, 다섯 번째가 유병창 센터장.

김동민 태안군지회장은 군 제대 후 지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서산군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태안군이 분리된 직후 태안군청으로 자리를 옮겨 내무과장을 마지막으로 33년간 공직생활을 마쳤다. 이후 태안군 의료보험조합 대표이사, 건강보험관리공단 태안군지사장 등을 역임했다.

-공무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 해 책상 등을 정리해놓고, 퇴근 때는 마지막 한 사람이라도 남아 일을 하면 끝까지 돕고 같이 사무실을 나왔다. 그렇게 하니까 승진 때가 되면 알아서 시켜주더라. 행정계장 할 때 태안읍에 서산서부출장소를 만드는 걸 건의했다. 서산군에서 태안군으로 분군될 때 그 출장소가 기초가 됐다고 생각한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건보에서 나왔을 때가 63세였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지내기가 어려워 태안읍 오거리경로당을 신설, 회장을 맡았다가 분회장을 하면서 지회 부회장도 겸했다. 행정 등 미비했던 지회 사무실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지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나서 당선됐다.”

-태안군은 어떤 고장인가.

“태안은 어디서나 30분 내에 바다에 닿는다. 만리포·연포·꽃지 등 16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2007년 해상기름유출사고로 바다가 오염됐을 때 다들 원상태로 회복되리라곤 상상을 못했을 정도로 절망했다. 그런데 전국에서 찾아온 100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눈물겨운 협조로 지금은 청정해역을 되찾았다. 지회도 사고현장에 나가 역한 기름 냄새 참으며 10여일 간 장갑 낀 손으로 자갈 하나하나를 닦았던 기억이 새롭다.”

태안군 인구는 6만4000여명이며 노인은 1만7500여명이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1800여명이다. 태안군지회는 8개 분회, 230개 경로당이 있다. 태안군 인구는 감소 중이지만 수도권에서의 귀농귀촌 인구 유입으로 감소 폭이 둔화되고 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깨끗하고 좋은 편이다. 대지만 있으면 1억5000만원의 건축비를 지원해주고, 낡은 경로당을 리모델링 해주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최초로 공기청정기를 전 경로당에 보급한 것으로 안다. 충남에 우리나라 전체 화력발전소의 40%가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걱정해서다.”

-그래도 현안이 있을 텐데.

“노인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기구가 있었으면 한다.”

-대한노인회에 건의하고 싶은 점은.

“제안 몇가지를 하고 싶다. 취업왕이 나오기까지 지회 직원들의 공동체적인 협조와 노력이 뒤따른다. 지회장은 기관장을 찾아가 취업 알선을 사정하고 상생협약서도 만들고 직원들은 센터장의 업무를 돕는다. 그런 것을 감안해 지회에도 취업왕 배출단체라는 기념패를 준다면 사기가 올라갈 것이다. 끝으로 직원들의 보수 통일, 경로당 회장·분회장·지회장의 활동비를 국비로 지원해주길 바란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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