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독자기고] 전도몽상에서 벗어나자
[백세시대 / 독자기고] 전도몽상에서 벗어나자
  • 류성무 수필가 김천시가메실경로당 회장
  • 승인 2018.12.21 14:14
  • 호수 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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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무 수필가 김천시가메실경로당 회장]

전도몽상(顚倒夢想)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글귀다. 여기서 전도(顚倒)란 앞과 뒤가 뒤바뀐다는 뜻이고 몽상(夢想)은 꿈같은 생각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전도몽상이란 앞뒤가 뒤바뀐 꿈같은 생각을 뜻한다.

우리는 전도몽상을 멀리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전도몽상에 빠져 있다. 모든 사물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헛된 꿈을 꾸고 있어도 그것이 꿈인 줄 모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전도몽상은 ‘돈’이다. 사람을 위해 돈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사람이 되레 돈의 노예가 된다. 부언하면 돈은 쓰기 위해서 벌어 모으는데 많은 사람들은 쓰지 않고 아끼며 저축하는데도 그 돈을 지키며 사는 꼴이 된다. 이것은 탐욕이라 말할 수 있다. 탐욕은 늘 가난이 따른다. 자꾸 더 모으려고 하기에 가난과 마찬가지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남에게 베푸는데 인색하여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다가 자식들에게 분배할 때 말썽과 큰 불화를 야기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황혼기인 지금이라도 쓰고 놀고 베푸는 선심으로 전도몽상을 벗어나야 한다.

두 번째 전도몽상은 ‘옷’이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옷을 입는데 너무 좋은 옷을 찾다보니까 반대로 옷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쓴다. 가난한 시절에는 ‘출입옷’이라 해서 값비싸고 좋은 옷은 장롱 안에 넣어 두었다가 출타할 적에만 입었다. 이 습관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 단 한 벌 밖에 없는 옷을 일상에서 아끼느라고 입지 못하고 출타할 때만 입다보니 사람이 옷을 보호하게 되는 셈이다.

세 번 째 전도몽상은 ‘집’이다. 사람이 살려고 집이 있는데 집이 너무 좋고 집안에 비싼 물건이 너무 많다보니 오히려 사람이 집 지키는 개 신세가 됐다. 가난에 찌들면서 살아온 지금, 황혼기 3모작 인생들의 말에 의하면 사는 동안 소원이 언필칭(言必稱),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 쌀밥 먹고 자식 대학교 보내는 것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전도몽상은 사물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거꾸로 보는 몽상은 헛된 꿈을 꾸고 있으면서 그것이 꿈 인줄도 모르고 현실로 착각하는 것이다. 많은 것들을 곁에 두고 써 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혀 늘 행복을 곁에 두고도 다른 곳을 헤매며 찾아다니다 일찍 지쳐버리면 안 된다.

나누면 반드시 행복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고도 실천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늦지 않으니 전도몽상에서 벗어나 돈을 베풀고 옷은 좋은 것부터 입고 집은 개방해서 친구들의 사랑방으로서 쓰는 생활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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