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장악한 가족·매니저 등 비연예인들
안방극장 장악한 가족·매니저 등 비연예인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2.21 14:30
  • 호수 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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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예대상 후보로 본 방송 출연자 변화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전지적 참견 시점’, ‘미운우리새끼’ 등서 맹활약… 신선함이 인기 요인 

가족뿐만 아니라 매니저, 동네이장도 등장… 외국인도 꾸준히 출연

매니저, 연예인 가족 등 비연예인들이 TV채널이 늘었음에도 매번 똑같은 연예인들만 보며 피로감을 느끼던 시청자를 신선함을 무기로 공략하며 대세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혼자가 된 부모들의 청춘 여행을 자녀들이 관찰하는 포맷으로 호평받는 ‘싱글 황혼의 청춘찾기 - 아모르파티’와 흥 넘치는 매력으로 호평 받은 홍선영 씨와 그의 동생 홍진영이 출연한 ‘미운우리새끼’의 한 장면.
매니저, 연예인 가족 등 비연예인들이 TV채널이 늘었음에도 매번 똑같은 연예인들만 보며 피로감을 느끼던 시청자를 신선함을 무기로 공략하며 대세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혼자가 된 부모들의 청춘 여행을 자녀들이 관찰하는 포맷으로 호평받는 ‘싱글 황혼의 청춘찾기 - 아모르파티’와 흥 넘치는 매력으로 호평 받은 홍선영 씨와 그의 동생 홍진영이 출연한 ‘미운우리새끼’의 한 장면.
매니저, 연예인 가족 등 비연예인들이 TV채널이 늘었음에도 매번 똑같은 연예인들만 보며 피로감을 느끼던 시청자를 신선함을 무기로 공략하며 대세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혼자가 된 부모들의 청춘 여행을 자녀들이 관찰하는 포맷으로 호평받는 ‘싱글 황혼의 청춘찾기 - 아모르파티’(위)와 흥 넘치는 매력으로 호평 받은 홍선영 씨와 그의 동생 홍진영이 출연한 ‘미운우리새끼’의 한 장면.

12월 17일 KBS 연예대상 후보가 공개됐다. 이례적으로 아직 현역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이동국이 후보에 올랐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 다른 방송국으로 눈을 돌리면 MBC ‘전지적 참견시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미운우리새끼’ 등이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세 방송사가 공통적으로 연예인들보다 비연예인들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기존 연예인들에게선 볼 수 없던 신선한 끼와 재미로 무장한 비(非)연예인들이 안방극장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연말 각종 연예대상의 후보로도 거론되면서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SBS 간판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다. 연예인 자녀를 둔 엄마들의 솔직한 입담을 앞세워 전체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달린다. 이미 지난해 깜짝 대상을 받은 데다가 올해에도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2년 가까이 방영되며 다소 식상해진 포맷임에도 새로운 비연예인 스타를 발굴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트로트가수 홍진영의 친언니 홍선영 씨가 등장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악과 출신인 홍선영 씨는 동생 못지않은 흥과 끼를 보여주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언니 덕분에 홍진영은 그의 어머니와 함께 미우새의 고정 자리를 꿰찼고 홍 씨도 함께 출연할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미우새의 ‘역버전’이라 불리는,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싱글 황혼의 청춘찾기–아모르파티’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아모르파티는 스타들의 홀어머니, 홀아버지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며 청춘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배우 이청아, 작가 허지웅, 가수 나르샤, 안무가 배윤정, 스트릿댄서 하휘동과 이들의 부모가 출연한다. 미우새와는 반대로 자식들이 스튜디오에서 부모님들의 여행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잘 몰랐던 부모님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늘 연예인 뒤에서 묵묵히 보조하던 매니저들도 전면에 나섰다. 매니저들은 담당 연예인의 곁을 항상 지키며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이 때문에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다. 여기에서 착안해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다. 이미 개그맨 이영자와 박성광의 매니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박성광의 매니저 임송 씨는 박성광과 함께 CF도 찍었다. 

1인 방송 크리에이터들의 방송 진출도 활발하다. JTBC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 SBS ‘가로채널’ 등 크리에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연이어 론칭됐고 대도서관, 밴쯔, 도티, 윰댕 등 스타 크리에이터들이 TV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이미 1인 방송을 통해 수십 만 명의 젊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이들을 활용하면서 되레 TV로 신세대 시청자들이 유입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외국인들의 활용도도 다양해지고 있다. MBC every1이 여행과 결합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퀴즈쇼 포맷인 ‘대한외국인’ 등을 방영하며 재미를 보고 있는 가운데 KBS도 ‘삼청동 외할머니’를 선보였다. 집밥을 만들며 평생을 살아온 헝가리, 코스타리카, 벨기에 등 6개국 할머니들이 서울 삼청동에서 자국의 음식을 선보이며 문화를 전파하는 과정을 담는다. TV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외국 국적 할머니들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와 요리를 소개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시골마을을 묵묵히 지키는 이장들을 내세운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KBS ‘전국 이장 회의’는 국내 최초의 본격 지역중심주의 토크쇼로, 전국 9도 이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국 및 지역의 핫이슈를 놓고 벌이는 설전의 현장을 담는다. 10월에 시범적으로 방영된 1회가 9.4%의 깜짝 시청률을 기록하며 정규편성까지 이어졌다. 

방송에서는 이장들이 ‘이장에게 물어’ 코너를 통해 우리나라 교육 문제부터 매해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 등을 막기 위한 기상천외한 대책을 소개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산아제한정책 등 과거 경험도 이야기해 옛 향수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복수의 방송국 관계자는 “매번 비슷한 연예인이 출연해 피로감을 느끼던 시청자들이 끼가 넘치는 일반인 출연자의 등장으로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다만 연예인 주변 인물들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란 비판도 있기 때문에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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