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딱, 한 번 따라나선 길
하루가 되고
한 달이 되고
한 평생이 되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시간이 그려놓은 저 화살표를 따라 일방통행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돌아갈 수도 없고 물릴 수도 없다. 무조건 앞만 보고 직진해야 한다. 한 순간이, 하루가, 한 해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편의에 따라 새해가 있고 또 그 한 해를 보내는 송년이 있지만 어느 한 순간이라도 내 맘대로 시간을 거슬러 본 적이 있던가. 붙들어서 가지 못하게 한 적이 있던가.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선 것처럼 막무가내로 가는 세월이다.
20대 때는 시간이 너무나 더디게 가서 어서 나이를 먹었으면 했는데 이제는 아무리 못 가게 막아도 따라오라고, 어서 오라고 재촉하는 저 선명한 표식을 평생 몸에 새기고 산다. 2019년이 밝아오고 있다. 저 화살표는 어디쯤에서 멈추게 될까.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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