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의 증상과 치료…더 나빠지지 않도록 꾸준히 치료해야
녹내장의 증상과 치료…더 나빠지지 않도록 꾸준히 치료해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1.04 14:28
  • 호수 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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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겨울철엔 ‘급성폐쇄각녹내장’ 많이 발생…눈 통증, 구토 증상 일으켜

천천히 시야 좁아지는 만성 녹내장…완치 어려워도 보존 치료는 가능

부산에 사는 70대 이모 어르신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간 한밤중 눈이 아프고 두통이 심해져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속이 메스껍고 구토를 하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CT‧MRI 검사를 했는데 특이소견이 없어 안과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를 받아보니 안압이 높고, 눈동자가 부어있는 등의 증상을 보였고, ‘급성폐쇄각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우리 눈에는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을 공급하고, 정상적인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도록 물같은 액체가 계속 생성된다. 이 액체를 ‘방수’라 부르는데 방수 배출구에 이상이 생기면 안압(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는 눈의 압력)이 올라가게 된다. 녹내장은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고, 시야가 좁아지면서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될 수 있는 질병이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은 녹내장 질환 중에서도 겨울철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이다. 기온이 낮아지거나 몸이 피로한 때, 감기 등의 전신 질환이 있을 때,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장시간 눈을 사용하거나 오랫동안 머리를 아래로 하고 근거리 작업을 할 때 갑자기 안압이 상승하면서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한 눈 통증과 두통이 있고, 통증 외에도 구토를 하거나 불빛을 봤을 때 달무리같이 번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태준 SNU서울안과 원장은 “갑자기 눈이 심하게 아프거나 두통이 지속되면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녹내장 진행 상태에 따라 시야가 좁아지고 실명까지 이르게 된다. 	그림=한국녹내장협회
녹내장 진행 상태에 따라 시야가 좁아지고 실명까지 이르게 된다. 그림=한국녹내장협회

◇녹내장의 증상

녹내장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누어 증상을 설명한다. 급성 녹내장은 통증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병원에 갈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녹내장은 만성 질환이라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녹내장은 주변부터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흐르고 시신경이 손상될수록 중심 부분까지 안 보이게 되면서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된다. 

시력을 서시히 잃게 되더라도 아주 예민하지 않으면 대부분 자각하지 못하고 넘어가게 된다. 보통 두 눈 중 한쪽 눈에만 녹내장이 진행되는데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건강한 눈으로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진다. 하지만 계속 알아차리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시야가 매우 좁아지면 주변 사물을 보지 못해 부딪히기 쉽고, 문턱이나 계단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또한, 운전 등을 할 때 위험한 상황을 빨리 감지하지 못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김안과 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는 “고도근시가 있거나 고혈압 당뇨가 있을 때,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안과에서 녹내장 검사를 자주 할 필요가 있다”며 “위험 요인이 없거나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인 경우 1년에 1~2회 안과에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녹내장의 예방과 치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환자는 2013년 62만명에서 2017년 약 87만명으로 4년 전보다 40%가량 증가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녹내장 발생 환자가 늘고, 검사 장비가 발달하면서 조기 발견율이 높아지는 등을 이유로 꼽는다.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을 다시 회복하거나 복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평소 녹내장을 예방하려면 안압을 상승시키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넥타이나 스카프 등에 목에 조여 매거나 눈을 압박하는 것은 안압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어두운 곳에서 휴대전화를 보는 것도 금물이다. 또한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는 안약을 너무 오래 사용하는 것도 녹내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만성에 구분 없이 녹내장이 발생하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녹내장 치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안압을 낮추는 약을 눈에 넣는 것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하루 1개에서 5~6개까지 안약을 처방한다. 안압이 낮아지면 시신경의 혈액순환이 개선되면서 시신경이 보존되는 효과가 있다. 

황영훈 교수는 “치료를 한다고 눈이 잘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많다”며 “그러나 녹내장 치료는 완치보다 평생 꾸준히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중도에 치료를 포기할 경우 시력을 완전히 잃고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시야가 조금 흐릿하더라도 혼자 나들이 다닐 수 있는 것과 완전히 실명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가급적 담당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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