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섭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장 “독거노인 불의의 사고에 무방비… ‘동거동락생활방’ 더 늘리려 해”
김지섭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장 “독거노인 불의의 사고에 무방비… ‘동거동락생활방’ 더 늘리려 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1.11 11:18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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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 회장, 분회장 시절… 회관 마련, 예탁금 유치 등 탁월한 운영

400여개 경로당 운영비 100% 인상, 도우미 지원, 화재보험료 확보

“독거노인들의 공동주거 공간인 ‘동거동락생활방’을 더 많이 만들려고 한다.”

김지섭(83)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장은 “가장 관심이 가는 노인복지 중 하나가 독거노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공동거주 공간이며 홀몸 어르신의 증가로 인해 이런 시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령시의 동거동락생활방은 홀몸 어르신들이 함께 숙식을 하며 지내는 공간이다. 현재 보령시에는 19곳이 운영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카네이션하우스’라고도 불리며 시 예산이 지원된다. 

김 지회장은 “자식들이 대부분 도시로 나가버려 촌의 노인들을 돌봐주는 이가 없다. 지자체와 노인회가 불의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그분들의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초, 충남 보령시 천변북길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보령시지회에서 만나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노인회관이 세련됐다.

“같은 자리에 있던 2층 구조의 구 노인회관은 비좁고 낡아 제 구실을 못했다. 시장과 국회의원 만나 지원을 요청한 결과 국·시비 36억원을 받아 연면적 802㎡(250여평)의 3층 건물을 2016년에 지었다. 1층은 게이트볼 장, 2·3층은 강당, 지회 사무실로 쓰고 있다.”

-보령시는 어떤 곳인가.

“대천해수욕장과 머드축제가 전국에 알려져 있으며 2022년 세계머드박람회가 열린다. 보령댐은 충남의 8개 시·군에 수돗물을 비롯 농·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수자원 역할을 한다.”

보령은 1980년대 석탄 산업이 발달했던 지역으로 삼척, 문경 등지의 탄광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무연탄을 가장 많이 생산한 곳이다. 보령화력발전소가 만들어진 지리적 배경이다. 현재 탄광은 폐광됐고 그 자리에 석탄박물관이 들어섰다. 웅천산업단지(40만평)가 완공되면 인구도 늘고 도시 발전의 새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시 전체 인구는 11만 여명, 노인인구는 2만7000여명이다. 보령시지회는 16개 분회, 400여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8000여명이다. 

-독거노인 공동주거 발상은 어떻게 나오게 됐나.

“제가 경로당 회장으로 있을 당시의 일이다. 경로당 회원 중 한 분이 어느 날 보이지 않았다. 전화 연락도 안 받아 댁으로 찾아갔더니 숨진 상태였다. 추측하건데 3일 전에 이미 돌아가신 것 같았다. 그때 무척 놀랐다.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을 전화로 확인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아울러 경로당 회원 간 화합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경로당 시설은.

“지회의 400여개 경로당 대부분이 자연부락경로당으로 아파트경로당은 32곳이다. 과거 낡은 경로당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400여개 경로당을 어떻게 관리하나.

“직원들이 직접 방문을 통해 점검하거나 월 1회 개최하는 분회장 모임을 통해 주요 시책들을 경로당에 내려 보낸다.”

-회원들은 늘고 있는지.

“대도시와 달리 이곳에선 노인이 되는 즉시 회원으로 가입한다. 경로당 회장이 권유하기도 하고 본인이 원해서도 들어온다. 노인회원이 되면 (노인일자리 등)혜택이 생기므로 마다하지 않는다.”

-지회장 임기 3년을 넘겼다. 중점을 둔 일은.

“경로당 회장과 총무들을 대상으로 역량강화교육을 실시해 경로당에 많은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노인회관 마련을 비롯해 경로당 운영비를 새해부터 100% 올려주기로 했다. 경로당 화재보험료를 확보했으며, 경로당에 도우미를 한 명씩 지원하기로 했다. 이 모든 일들이 보령시장과 시의장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앞으로 회원들의 경로당 이용이 훨씬 편하고 안전해질 것이다.”

-경로당 운영비가 배나 인상됐다고.

“한 곳 당 120여만원이던 운영비가 240만원이 됐다. 냉난방비까지 합치면 연 390여만원이다. ‘백세시대’ 신문 지면을 빌어 김동일 보령시장의 통 큰 지원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김 지회장은 그간 숙원사업 중 하나인 경로당 회장의 활동비 지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김 지회장은 “통반장, 이장도 활동비가 나오는데 매일 경로당에 나와 봉사하는 회장들의 활동비가 없다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시 의회와 협의 중에 있으며 타 시·군과의 조율 등 법적인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로당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라면.

“24명의 프로그램 강사들이 경로당을 방문,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회원들의 건강 증진과 여가문화를 향상시키고 있다.”

김지섭 지회장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초대 보령군의회 의원을 지냈다. 미산면 봉성리경로당 회장, 미산면 분회장, 지회 부회장을 거쳐 2016년 4월 1일, 지회장에 취임했다.

-젊은 시절 무슨 일을 했나.

“일반 회사를 다니며 미산중학교 육성회장을 맡았던 일이 기억에 새롭다. 복사기가 귀했던 당시 교사들이 밤을 새워 등사판으로 시험 문제지를 대량 인쇄하던 시절이었다. 자동복사기를 학교에 지원해주자 학업 능률이 오르면서 아이들 성적이 크게 향상돼 충남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중학교가 됐다. 그 아이들 중 성장해 박사, 장성이 됐다. 학습 TV 등 다양한 교육시설 지원도 해주었다.”

-군의원도 지냈다.

“1991~1995년, 초대 군 의원으로 지역 발전과 주민 이익을 위해 봉사했다. 보령댐 수몰지구의 6개 부락에 대한 보상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했던 일이 기억에 남아 있다.”

-경로당 회장은 몇 년 했나.

“미산면 봉성리경로당 회장이 됐지만 회관이 없었다. 제가 350평 부지를 확보해 기증하고 출향인사들로부터 모은 성금 2000만원과 회원들이 기부한 1000만원을 시에다 보여주며 지원을 부탁했다. 시 지원금 7000여만원을 합친 1억원으로 34평 회관을 짓고 4년간 회장을 지냈다. 그러고 나자 분회장을 맡으라고 했다. 분회장 시절 보령댐 환경정화봉사팀을 만들어 월 3회 오물·쓰레기줍기 등 댐 주변을 깨끗이 청소했다. 분회에서 나올 때 1500만원 정기예탁금과 수시 운영금 400만원을 남긴 것도 보람 중 하나다.”  

-지회의 자원봉사클럽 가운데 소개할 만한 클럽은.

“행복나눔클럽 등 7개 클럽이 있는데 대부분이 환경정화, 교통정리 등을 한다. 2017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우수클럽으로 선정된 행복나눔클럽(코치 김규열·보령시 남포면)은 문화예술공연 등 색다른 봉사를 하고 있다. 피서철 해수욕장과 보령머드축제장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가요, 악기연주, 부채춤 등을 선보여 호응이 크다.” 

-‘백세시대’ 지면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경로당활성화에 가장 핵심 요소는 예산이다. 그게 뒷받침이 돼야 경로당에 프로그램 강사를 많이 투입해 노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고 그 결과 노인들이 건강해지고 삶이 풍부해진다. 지회장 활동비도 중요한 사안이다. 자치 운영이 어려우면 지회장 활동비가 전무하다. 이런 모든 것들이 국비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김지섭 보령시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노인복지가 단순히 빈곤·질병·고독에 시달리는 소수의 노인을 수동적으로 보호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우리사회에서 노인의 제 기능을 찾아주고 노년의 행복한 삶을 가능케 하는 제도화된 복지정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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